'답변 거부 일관' 이진우, 신문 막바지 윤석열 통화사실 인정

[헌재 윤석열 탄핵 심판] 이진우, 국회 측 질문 답변 거부 윤석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달 그림자 쫓는 느낌"

2025-02-04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신문을 거부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신문 막판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이 전 수방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통화 당시 ‘계엄군 병력이 국회 본관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체포)지시를 했느니, 받았느니 이런 얘기가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달 그림자를 쫓는 느낌”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는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형사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국회 측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측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에 나섰다.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으로부터 누군가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없다. 더 이상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사령관은 국회 측 질문 "대통령이 두 번째 전화에서 아직도 못 들어갔느냐고 물었는지",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물었는지" 등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국회에서 한 답변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적법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계엄 사태 당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하는 것을 봤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이고 국군통수권자이다. 그리고 검찰총장까지 해서 법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가라는 생각에 대통령이 국민과 전 세계를 상대로 방송을 통해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위법·위헌이라는 생각을 하등의 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신문 막바지에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이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대통령의 통화를 몇 번 받았나’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저희 부관이 3번이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통화 내용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측이 재차 ‘만약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했다면 충격적인 지시라서 기억이 안 날 수 없잖냐’고 묻자 “그렇기 때문에 일부 기억 나는 게 있고, 여기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만약 그런 지시가 있었다면 시키는 대로 했겠나’라는 질문에 대해 “무시할 것 같다”면서 “그리고 대통령은 저희가 (국회애)총 안 들고 간 것을 다 인지하고 있었다. 정확히 어디까지 인지했는지는 모르지만, 총 없이 병력이 맨몸으로 들어갔고 진입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저랑 통화한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 종료 후 윤 대통령은 ‘12.3 내란’ 당시 국회의원이 체포당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느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어떤 호수 위에 떠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훌륭한 장군의 진술에 대해 말을 섞고 싶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신문에서) 나온 얘기의 취지는 군 열 몇 명 정도가 국회에 겨우 진입했고 흉기도 휴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천 명의 민간인들이 (국회) 경내에 있던 거로 보여지고 또 본관에도 그게 7층짜리 건물인데 그안에도 수백 명이 있었을 것이고, 또 그 본관을 질서유지하라는 특전사 요원들도 불 꺼진 쪽에 유리창 깨고 들어갔다가 소화기 공격을 받고 또 다 나온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의원들 끌고 나오라는) 그게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기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윤 대통령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후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못 들어 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도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두 번 세 번 계엄 선포하면 되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를 내렸다.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와 선관위 등에 군인 1600여 명과 경찰 3800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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