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궐선거 선방위원, 백골단 비판 보도에 "선전 공작"
'3인 체제' 방심위, 2025 상반기 선방심의위 구성 국민의힘, 오정환 전 MBC 제3노조 위원장 추천 법원 테러 현행범 선처 호소문 "제 아이들 같아서" '박수영 항의' 시민에 "홍위병 난동" "정치 폭력"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언론의 백골단 비판 보도를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인사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 위원에 추천했다. 오정환 선방심의위원으로 그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국민의힘 의원실을 항의 방문한 시민을 '홍위병'이라고 비난하고 1·19법원 테러 현행범은 선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방통심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9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심의위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위촉한 류희림·김정수·강경필 위원 3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4월 2일 부산시 교육감과 기초자치단체장 4명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선방심의위원들은 투표일 전후 90일간 활동하게 된다. 선방심의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방송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설치되는 합의제 기구다.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방심의위원은 ▲권상희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방심위 추천) ▲김기성 전 TV조선 뉴스센터장(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범시민사회단체연합 추천) ▲박시형 법무법인 선경 대표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신호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정책센터장(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추천)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국민의힘 추천) ▲원준희 전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이승현 동서울대 디지털방송콘텐츠학과 조교수(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 ▲정대진 한라대 경영학과 교수(더불어민주당 추천) 등이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오정환 선방심의위원은 MBC에서 사회부장, 보도제작1부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까지 MBC 제3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오정환 위원은 '좌파 미디어 비평 매체에 대응하는 미디어비평지' 미디어X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오정환 위원은 지난 11일 칼럼 <'공작' 같은 백골단 보도에 흔들리지 말아야>에서 "지상파 방송들이 흥분했다. 윤석열 대통령 관저를 지키겠다며 일부 청년들이 '백골단'을 조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기사를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며 "단체 이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우파 시민들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봉사단 같은 대안들도 제시했지만, 해당 단체 지도부는 고집을 부렸다. 이 때문에 사려 부족을 넘어 음모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썼다.
오정환 위원은 "아니나 다를까 이른바 주류 언론들이 맹공을 퍼붓고 있다"며 "사실 그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2030 청년들이 모여드는 현상을 악착같이 무시하고 있었다.(중략)그랬던 지상파 방송들이 탄핵 반대 청년들을 폄훼할 기회가 생기자 속보에 속보를 내며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정환 위원은 "중립성 공정성을 추구하는 언론이라기보다는, 전쟁 때 적의 사기를 꺾으려는 '선전 공작'을 보는 듯하다"고 썼다.
오정환 위원은 "언론이 정확한 사실을 공정하게 보도하고 있지 않은데, 그 의도에 말려 실망하고 질책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우파 대표 정당인 국민의힘 안에서 이것이 무슨 결정적인 잘못인 양 확대하는 주장이 나온다면 이적행위이다. 역사를 보면. 이간계에 넘어갈 때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지난 9일 김민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밤을 지새우면서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한다"며 하얀 헬멧을 쓴 이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반공청년단' '백골단'으로 지칭하며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민전 의원이 민의의 전당에 독재정권 시절 정치깡패·사복체포조의 대명사 '백골단'을 불러들인 것이다.
'백골단' 단장은 김정현 씨로 월간조선 기자, 국민의힘 당원 출신이다. 김정현 씨는 ▲부정선거 음모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반대 ▲언론은 매춘 등을 주장해왔다. 김정현 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서울서부지방법원 테러 사태를 '1·19 민주화운동'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현 씨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거론하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1·19 민주화운동에 동참한 아들딸뻘 되는 청년들을 당신들의 자식처럼 지켜주시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 김정현 씨는 "대한민국 사법부와 언론, 정당은 이번 1·19 민주화운동을 통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체포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시될 경우 어떤 비극이 발생할 수 있는지 자각하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은폐하고 국회와 사법부의 과도한 권력남용 행위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지 자성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법절차가 계속될 경우, 법원 테러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겁박한 셈이다.(관련기사▶2025년 백골단 단장, 월간조선-국민의힘 당원 출신)
오정환 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연행된 젊은이들의 선처를 호소한다"고 썼다. 오정환 위원은 "지난밤 오래도록 잠이 들지 못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연행된 수많은 젊은이들을 생각했다"며 "그들이 제 아이들 같아서"라고 했다.
오정환 위원은 "언론은 폭도라고 부른다. 당국은 엄단 전원구속 같은 무시무시한 발표를 한다"며 "저도 손발이 저리도록 걱정이 되는데, 당사자들은 질식할 것 같은 공포에 절망할 것"이라고 했다. 오정환 위원은 "법원 난입과 기물 파손은 무슨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단 한 번의 잘못으로 남은 인생을 망가트리기에는 피어보지 못한 꽃봉오리들을 보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오정환 위원은 지난 4일 SNS에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시민을 "홍위병"이라고 했다. 당시 부산 남구 시민들은 박수영 의원을 찾아 내란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박수영 의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영 의원 발언이 지역에서 퍼지면서 부산 시민들이 박수영 의원실로 몰려 들었다. 박수영 의원 사무실 앞에서 주최측 추산 2500여명의 시민들이 항의 집회를 했다. 박수영 의원은 사무실을 불법 점거했다며 시민 6명을 고발했다.
오정환 위원은 "법치가 무너지고 폭력을 정당화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우리는 1960년대 중국 홍위병 난동을 통해 똑똑히 알고 있다"며 "1966년 8월 모택동이 중학생들에게 폭력을 부추기는 편지를 보내자 중국 대륙에 살인 광극이 벌어졌다. 마오쩌둥이 ‘착한 아이들’이라 불렀던 홍위병들을 갑자기 농촌으로 추방하기 전까지 최대 100만 명이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썼다. 오정환 위원은 미디어X에 <[공언련 성명] 또다시 ‘정치 폭력’의 시대가 오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오정환 위원은 지난해 12월 19일 미디어연대가 시상하는 알바트로스상을 수상하면서 "요즘 적지 않은 분들이 TV 뉴스를 보고 있기가 힘들 것이다. 뉴스가 아니라 마치 상처 입은 사자에게 달려드는 하이에나 떼를 보는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