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세스 시위대' 시민이 국힘 이상휘 가짜뉴스에 한 말
박세인 씨 "윤석열·국힘, 저 지경까지 간 상징적 장면" "스스로 만들어 낸 가짜뉴스에 점령 당해 사회 어지럽혀" 국힘 미디어특위 위원장, 키세스 시위대 사진 조작·왜곡 탄핵 반대 집회 사진 둔갑 "대한민국의 처절한 아스팔트"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을 외치는 '키세스 시위대'의 사진을 조작, 탄핵 반대 집회 사진으로 둔갑시켜 유포했다.
키세스 시위대의 일원이었던 한 시민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저 지경까지 간 상징적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스스로 만든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빠져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에는 은박담요로 몸을 감싼 채 눈을 맞으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이 있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시도되던 지난 3일부터 밤샘집회를 이어온 시민들이었다. 은박담요를 덮은 모습이 초콜릿 브랜드 '키세스'를 떠올리게 해 온라인상에서 '키세스 시위대' '키세스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키세스 시위대' 일원이었던 54세 남성 박세인 씨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글을 SNS에 올리면서 키세스 시위대 사진을 함께 사용했다며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세 번 읽었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상휘 의원은)윤석열 내란 이후 가짜뉴스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한 사람, 그리고 '진짜뉴스발굴단',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짜뉴스를 SNS에 올렸다는 게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씨는 "저는 이게 한마디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지금 저 지경까지 간 결정적 상징, 방증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만들어 낸 가짜뉴스들에 점령 받아서 사회를 이렇게 어지럽게 하는 상징"이라고 했다.
박 씨는 윤 대통령을 향해 "제발 소맥(소주+맥주 혼합)그만 먹고, 유튜브 그만 보라"며 "창문 활짝 열고 관저 앞에서 젊은 은박요정들, 응원봉 천사, 키세스단이 외치는 소리라도 들어라"라고 했다. 박 씨는 광화문, 남태령, 한남동 집회를 지킨 시민들이 MZ세대 여성 은박요정이라고 불리는 시위대였다며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현장에 응원봉 하나 보탠다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탐사보도매체 셜록은 기사<'윤 체포' 시위 사진을 지지자로 둔갑시킨 국힘 의원>에서 "이상휘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이 윤석열 탄핵 반대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사실을 왜곡한 사진을 사용했다"며 "윤석열 체포 밤샘 집회에 참석한 ‘인간 키세스’ 사진을 편집해, 마치 탄핵 반대 시민들인 것처럼 조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상휘 의원이 사용한 키세스 시위대 사진은 민주노총과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의 사진이다. 이상휘 의원은 키세스 시위대 사진 2장을 조작해 올리고 글을 덧붙였다.
"아.... 지금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29번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습니다.(중략)연기를 아무리 피워도 땅속 깊이 박힌 쇠말뚝은 어쩌지 못할 것입니다. 이 분들의 애국은 그것을 기어이 드러내게 할 것입니다. 오늘 이 대한민국의 처절한 아스팔트가 그렇게 웅변하고 있습니다"
셜록은 "조잡한 방법으로 악의적으로 왜곡된 사진. 이상휘 의원이 이를 알았든 몰랐든, 현직 국회의원이란 사실을 볼 때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셜록은 이상휘 의원에게 5차례 넘게 전화를 걸고 '사진을 왜곡하고 조작해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느냐'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셜록 보도 이후 이상휘 의원 측은 언론에 '단순 헤프닝'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상휘 의원은 SNS 게시글에 사용했던 사진을 탄핵 반대 집회 사진으로 수정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 제조기 국민의힘은 정신차리시라"라며 "이상휘 의원은 저희 의원실 사진을 불법으로 도용·편집하여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이것이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하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노컷뉴스는 지난 이상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7일기사 <포항 이상휘 의원, SNS에 집회 사진조작 논란 '비난 쏟아져'>에서 "이 의원 측은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가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한 것에 따른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포항시민 김 모씨는 노컷뉴스에 "국회의원 하나 하나가 입법기관임에도 헌정질서 파괴와 국정혼란을 가져온 장본인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고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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