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임 부사장 "노조와 성실 협의로 임명동의제 정리"

여권 이사들, 김우성 부사장 임명동의 강행 처리 김우성 "조직개편, 의견 청취 후 수정 결정" 공언 부사장 후보자 깜깜이…야권 이사들 "지라시로 들어" 반발 구성원 "'박민'표 조직개악안 철회하라" 규탄

2024-12-16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우성 신임 KBS 부사장이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해 국장 임명동의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16일 김우성 부사장 후보자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고 임명 동의를 의결했다. 김우성 부사장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노무국장, 광고국장, 인력관리실장 등 주요 부서 세 군데에서 국장을 역임하면서 조직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부사장이 된다면 신규 수익 창출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확충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생성형 AI 등 디지털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박민 사장 체제의 조직개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의에 "일부 직종이 축소되고 시사제작 분야의 조정에 대해 구성원들이 불안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일단 시행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청취해 필요한 경우 조직개편안을 수정해서 다시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우성 신임 KBS 부사장(사진=KBS)

김 후보자는 ‘임명동의제’와 관련해 “국장임명동의제는 공정성 확보 장치로 과거 단체협약에 있었지만 노사간에 이견이 있어 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사가 첨예하게 의견을 대립하는 중요한 이슈”라며 “교섭회의를 빨리 개최해서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해 국장임명동의제에 대해서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일단 인내를 갖고 노조와 성실한 자세로 협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단체교섭을 재개해서 노사관계에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단협을 체결해 최대한 쟁의행위 발생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장범 사장은 이미 임기 첫날인 10일 임명동의제 대상이었던 주요 국장 인사를 강행했다. 현재 지상파 3사 중 KBS만 유일하게 임명동의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주요 신문사에서도 편집국장 임명동의제가 실시되고 있다.

이사회는 면접심사 후 표결을 거쳐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를 통과시켰다. 여권 추천 이사 7인은 찬성표를, 야권 추천 이사 3인은 기권 또는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면접에 앞서 야권 이사들은 이사회 개최 전까지 경영진이 부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적 사항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KBS 이사회 (사진=KBS)

야권 추천 이사들은 전임 류삼우 부사장의 경우 경영진이 ‘부사장 임명 동의’ 이사회 개최 전 인적사항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이날 이사회 안건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영진은 “당시에도 (이사회 소집) 통보할 때 별도 인사자료가 배포되지 않았다”며 “추측으로는 일부 이사들이 추가 자료를 요청하니, 첨부해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 추천 이상요 이사는 “이사회 사무국에 ‘어떤 부사장을 동의해야 하는 거냐’ 물어도 대답을 안 했다”며 “지라시로 누구 이름이 도니까, 그 사람이 맞냐고 물어보니 ‘그 사람인 거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와서 부사장 후보가 누구고 어떤 경력인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류일형 이사는 “부사장 임명동의안이면 동의하고, 안 하고를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사자료는 알아야 할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여권 추천 이사들은 정해진 관례가 없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장범 사장이 “앞으로 이사들이 충분한 KBS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KBS 구성원들이 16일 '조직개편안 철회 촉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

한편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와 기술인협회, PD협회 등은 박장범 사장 출근 시간과 점심 시간에 박민 사장 체제가 도입한 ‘조직개편’ 철회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날 '박민'표 조직개편이 시행됐다.

박상현 KBS본부 쟁의대책위원장은 “파우치 박장범은 자신의 철학이 무엇인지 밝히지도 않고 조직 개악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KBS의 흑역사가 될 조직개악안을 수용했다”며 “구성원은 이러한 조직개악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준 방송기술인협회장은 “외부에 보이기 위한 조직개악안에 왜 기술 조직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방송기술인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비전이 담긴 개편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강윤기 PD협회장 당선인은 “제작 1, 2본부가 해체되고 제작 1본부는 교양 다큐 센터로 격하됐다. 뿐만 아니라 조직개악안에 따른 바뀐 직제 규정 시행세칙을 보면 시사가 빠져 있다”면서 “결국 PD들이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지 말라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KBS 구성원 대다수가 '박민'표 조직 개편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에 시행된 조직개편안은 시사프로그램 제작 보도국 이관 ▲기술본부 대규모 축소 등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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