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올해 국방부와 '위기·전시 가짜뉴스 대응체계' 논의

방심위 10년 간 국방부 회의 참석 3차례 이 중 4·6월 윤 정부 '비상사태 대응 논의' 국방부에 방송·통신 사전·사후 검열 방안 보고 여인형 "윤석열, 4월 총선 끝나고 계엄 얘기 꺼내"

2024-12-14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방부가 올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이하 방통심의위)를 회의에 불러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허위조작정보(일명 '가짜뉴스') 대응 공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의 핵심인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계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4, 6월 국방부 회의에 참석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실이 방통심의위로부터 받은 '타기관 업무 협의 내역'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지난 4월 18일과 6월 21일 국방부와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허위조작정보 대응 등 유관기관 공조방안'을 협의했다. 지난 10년 방통심의위가 국방부 주최 회의에 참석한 것은 단 세 차례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펜데믹 대응 목적으로 열린 회의를 제외하면 두 차례가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졌다.  

방통심의위가 국방부에 보고한 대응방안은 ▲비상사태 발령 시 허위조작정보 심의·의결 절차 간소화 ▲전시방송 특별지침에 따라 심의·의결 ▲각 방송사에 직원을 파견해 이행여부 확인 ▲필요 시 방송계획 심의 후 방송여부 통보되도록 협조 ▲국정원·검찰·경찰·국내외 인터넷사업자 공조해 신속한 통신심의 ▲사업자에 통신분야 자료삭제·접속차단 요청 등의 내용이다. 

또 ▲국가 위기상황 발생 시 관련 기관과 주요 포털사업자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간 핫라인 체계 구축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국가 위기상황 발생 시 인터넷 유언비어 기준 구체화 검토 등이 포함돼 국가가 방송·통신 분야에 대한 무차별적인 사전·사후 검열을 할 수 있다. 

국방부가 방통심의위에 발송한 회의참석 요청 공문의 제목은 '위기시·전시 허위정보 대응 협조회의 개최 알림'으로 2024년 6월 21일 국방부 본관 515호에서 '위기시·전시 허위정보 대응체계 운영방안 및 제도개선안 도출'을 토의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방부, 국정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통위, 경찰청, 합동참모본부, 국방정보본부, 방첩사령부 등 유관기관이 회의 참석 대상으로 명시됐다.  

국방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보낸 회의 참석 요청 공문(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방부와 혐의한 내역(아래) (이정헌 의원실 제공)

이정헌 의원실은 "지난 3월,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 공관에서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이 비밀회동을 근거로 이는 계엄령선포를 위한 사전준비라는 의혹이 있었다"며 "이후 최근 검찰 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총선 패배 이후 계엄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진술이 흘러나오며 비상계엄 발생 시, 국방부가 방심위와 대응방안에 대해 사전에 논의를 이어왔던 것은 계엄준비가 더 이상 의혹이 아닌 사실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중앙일보는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환 조사에서 "총선이 끝나고 초여름에 대통령과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시국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격해지다가 계엄 이야기를 꺼내셨다"고 진술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인사 A 씨는 중앙일보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당시 캠프(2022년 윤석열 대선 캠프)관계자와 여러 가지 현안 이야기를 하던 중, 윤석열 후보 집권 후 반대 세력의 소란이 심해지거나 촛불시위 가능성에 관한 화제가 나오자, ‘그게 무슨 걱정이냐, 계엄령을 발동해서 다 쓸어버리면 되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정헌 의원은 "언론과 온라인을 통제하는 건 군의 역할이 아니며 지난 4월과 6월에 두 차례에 걸쳐 국방부 주최 회의가 단순 우연이 아닌, 계엄 준비 일환으로 철저하게 준비했을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수사기관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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