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국악방송 전액 삭감…지역방송·TBS 지원 늘렸다
방통위, 방발기금 아리랑TV 120억-국악방송 52억 편성 "문체부 소관·감독기관 예산 왜 방통위가 지원하나" 지역·중소방송 지원 44억→217억으로 대폭 증액 폐국 위기 TBS, eFM 라디오 지원 예산 25억 신규 편성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내년도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김태규 직무대행) 기금운용계획을 심사하면서 지역방송·TBS 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기관 아리랑TV·국악방송 지원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지난 20일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2025년도 방통위 예산안·기금운용계회안 세부 내역에 따르면,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으로 지원하는 '지역·중소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예산은 44억 6400만 원에서 217억 9200만 원으로 173억 2800만 원 증액됐다.
과방위는 아리랑TV·국악방송 삭감 예산을 ▲지역소멸 위기 극복 ▲지역 시청자 권익 보호 ▲지역방송 경쟁력·다양성 강화 등을 위해 지역·중소방송 프로그램 제작 지원에 사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편성한 관련 예산은 아리랑TV 120억 7000만 원, 국악방송 52억 5800만 원이다. 과방위는 "소관·감독기관과 예산지원기관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문체부 예산으로 이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 산업 진흥을 위해 통신사, 케이블,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징수해 운용하는 '특별 부담금'으로 방통위가 운용한다. 방통위는 매년 아리랑TV·국악방송·언론중재위원회 등 문체부 소관 기관에 수백억 원의 방발기금을 지원했다.
그동안 방통위가 문체부 소관 기관은 지원하고 지역방송 지원 책무는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지역방송사에 대한 지원 예산은 연 40억 원가량으로 방송사 1곳당 1억 원 정도 지원됐다.
과방위는 방통위 예산 편성에 없었던 TBS 지원 사업을 신설했다. 'TBS eFM 프로그램 제작 및 운영 지원 확대' 사업으로 방발기금 25억 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TBS eFM(101.3MHz)은 외국어 방송이다. 과방위는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재난 등 생활 정보 제공 ▲다문화 사회 정착 등의 명목으로 TBS 라디오 콘텐츠 제작 지원비를 신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TBS는 서울시·방통위·국회에 재난정보 전달이라는 최소한의 공적기능을 유지하고, 구성원들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TBS는 서울시 출연금이 끊기고,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도 해제됐지만 정관상 여전히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규정돼 있어 기부금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TBS는 방통위에 두 차례 걸쳐 정관변경 허가를 신청했지만 방통위는 '1인 체제'를 이유로 불허했다. TBS는 지난 5월부터 임대료를 비롯한 관리비 일체를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전용회선 사용료가 연체돼 송출 중단 위기에 처했다. 또한 구성원 230여 명에 대한 임금체불이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EBS 프로그램 제작지원 예산은 300억 6400만 원에서 330억 6400만 원으로 30억 원 증액됐다. ▲AI 관련 신규 프로그램 제작 ▲청소년 프로그램 제작(과학 강연 프로그램·문학 프로그램) 등에 증액된 예산이 사용된다.
KBS 대외방송 프로그램 제작지원 예산은 63억 5200만 원에서 62억 7200만 원으로 8000만 원 줄었다. 과방위는 "광복절 당일 기미가요 논란, 뒤집힌 태극기 자막 등 친일방송으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확한 특집제작 계획 없이 특집제작 예산을 증액 편성하였으므로 증액분을 감액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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