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근무 시간 주식거래' 의혹

[박장범 인사청문회] 고대영 비서실장 시절 평일 매수 내역 노종면 "휴가 아니면 설명 안 돼" 박장범 "휴가기록 확인하겠다" 거래 기억 못하기도… "제가 산 것 아닌 듯" "아내가 산 것 아닌가"

2024-11-18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과거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대영 전 KBS 사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평일에 주식을 거래한 내역이 한국거래소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휴가가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 주식거래 내역이라는 게 야당의 비판이다. 박 후보자는 휴가·거래 기록을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무 시간에 주식거래를 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가 “제 기억으로는 없다”며 “확인해 보니 9시 이전에 주문을 해놓으면 그때그때 체결되는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에 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답했다.

박장범 KBS 사장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던 중 자료를 살피기 위해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 의원은 “본인의 발언이 거짓이면 어떻게 책임지겠냐”면서 “제가 파악한 바로는 휴가가 아니면 설명이 안되는 (주식)거래가 상당수 있었다”면서 “(박 후보자 측이) 제출한 주식거래 50여 차례 정도의 절반 정도는 근무시간에 거래했다고 의심된다. 사실에 가까운 사례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2017년 6월 20일 고대영 사장 비서실장 재직 당시 평일인데 매수 25회가 체결됐고, 12월 22일 역시 이 날도 무려 17회의 체결이 이뤄지는 거래를 했다. 이 때는 더더욱 회사 동료들이 파업을 하던 시기”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중간에 거래 주문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체결들”이라며 “이날 휴가 갔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가 “확인해 보고 휴가 기록을 제출하겠다”고 답하자 노 의원은 “그래서 휴가 기록을 미리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가리기 위해 (자료를)안 준다고 의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과거 본인의 주식 거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노 의원은 “박 후보자의 (주식) 투자 실적을 확인해 봤더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1억 5000만 원 정도를 하루에 매수했고, 유한양행을 하루 동안 1억 2000만 원 이상 매수했다”며 “이 덩치가 큰 거래에서 다 손실을 봤다. 총 손익을 따져보니 4000만 원가량의 손해인데, 무모한 투자에 이어 무능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4000만 원 주식 손해는)맞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가 산 주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노 의원이 나열한 주식거래 종목에 대해서도 “제가 산 주식이 아닌 것 같다” “혹시 저희 아내가 산 주식 아닌가”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회방송 중계화면 갈무리)

노 의원은 “만약 배우자 자료라면 청문 준비를 심각하게 불성실하게 했거나 사안을 사안을 왜곡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박 후보자가 주식 거래(내역을) 한국거래소에서 받아서 저희한테 보내준 것이다. 이게 뭐냐”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자는 노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사실 확인을 해보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 거래 기록에 있다. 제가 기억을 못했던 것 같다”며 “제 계좌에서 체결된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자는 배우자의 주식거래 내역에 대한 자료도 제출하겠다고 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모친 부당인적 공제,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 압류, 스쿨존 속도위반, 자녀 위장전입 등에 대해 "잘못된 행동"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조그마한 파우치' 표현에 대한 야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파우치는 팩트이고, 상품명"이라며 거부했다. 

박 후보자는 KBS 기자 195명이 사퇴 요구 성명서를 낸 것과 관련해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반성할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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