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광고 수수료 쌓아 놓기만 하는 언론재단

[국회 문체위 수석전문위원 분석] 정부광고 수수료 수입 매년 증가…여유자금 쌓여 언론진흥기금 출연도, 사용도 제대로 안 해 문체부·유산청 소관 기금 중 실효성 가장 낮아

2024-11-19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효재)이 매년 증가하는 정부광고 수수료를 쌓아두고 언론진흥기금으로 제대로 쓰지 않는다는 국회 검토 결과가 나왔다. 언론재단의 언론진흥기금 운용율은 다른 기금들과 비교해 낮으며 올해의 경우, 4분기에서야 기금 출연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은 현행 정부광고법상 정부광고 대행 업무를 독점한다. 정부광고료의 10%를 수수료로 거둬들인다.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자체 사업을 수행하고, 일부를 언론진흥기금으로 출연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2025년도 예산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언론재단의 언론진흥기금 출연금 계획안은 300억 원이다. 전년(280억 원) 대비 7% 증가했지만 2023년 출연금 296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언론진흥기금 출연금 증가 비율은 정부광고 수수료 증가 비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23년 정부광고 수수료는 2019년 대비 33.2% 증가했다. 반면 2023년 언론진흥기금 출연금은 2019년 대비 1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언론재단의 자체 사업비는 55.3% 증가한 341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은 "공적자금인 정부광고 수수료 사용 관리 강화를 위해 재단의 언론진흥기금 출연금 확대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정부광고 업무에서 발생하고 있는 광고 수수료가 언론진흥기금의 출연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정부광고 관련 법령에 수수료의 사용 용도만 규정되어 있고 수수료 사용 비율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정부광고 수수료의 사업 간 배분 비율을 검토해 예산 편성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수수료에 비례한 언론진흥기금 출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언론재단은 언론진흥기금 출연을 제 때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분기별로 언론진흥기금을 출연해왔던 언론재단은 올해 돌연 4분기에 몰아서 출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10월까지 언론재단은 언론진흥기금에 출연하지 않았다. 언론재단 출연금은 언론진흥기금 수입계획액의 51.1%를 차지한다. 언론재단이 적시에 출연하지 않으면 언론진흥기금으로 이뤄지는 사업은 재원도 없이 이뤄지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은 "2024년도에만 4분기에 일시 출연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최근 재단의 정부광고회계가 11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어 출연금 일부를 연도 중에 교부할 여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2024년 언론진흥기금의 사업은 기금 여유자금으로 예치한 투자상품을 환매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은 "기금의 원활한 운영에 있어 저해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사업수행을 위해 기금 여유자금을 중도에 환매하게 됨에 따라 여유자금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언론재단은 언론진흥기금 출연금이 연말에 집중 집행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쌓은 언론진흥기금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신문법에 따르면 언론재단이 관리·운용하는 언론진흥기금은 신문·인터넷신문·인터넷뉴스서비스·잡지 진흥을 위한 지원 등에 활용된다. 

그런데 언론진흥기금의 2025년도 주요 사업비는 209억 2200만 원으로, 전체 기금규모 507억 5700만 원의 41.2%에 불과하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은 "문화예술진흥기금, 영화발전기금 등 문체부 및 국가유산청 소관 기금 가운데 그 비중(사업비 비중)이 가장 낮으며 유사한 규모로 운용되는 사업성기금인 석면피해구제기금 등과 비교할 때에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언론진흥기금 규모 대비 사업비 비중은 2021년 61.6%에서 2025년 41.2%로 20%p 이상 감소했다. 기금규모는 꾸준히 늘어났는데 사업비는 2021년 대비 오히려 5500만 원이 줄었다. 

반면 2025년 언론진흥기금 여유자금은 211억 7100만원으로 전체 기금규모 대비 41.7%다. 다른 기금들과 비교해 여유자금 비중이 "상당히 큰 편"이라는 게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실 분석이다. 언론진흥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128억 5500만 원에서 2025년 211억 7100만 원으로 약 65% 증가했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실은 "언론진흥기금에서 장래 지출수요나 특이사항으로 인해 여유자금을 적립해야 할 명확한 사유는 없는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여유자금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조성된 재원의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문체부와 언론재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전출 규모 확대, 신규사업 발굴 등을 통해 언론진흥기금 여유자금 운용구모가 과다해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체위 수석전문위원실은 "특히 현재 언론재단은 자체 사업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조사·연구, 독자 권익 및 언론공익사업 지원 등 언론진흥기금 사업과 유사한 내용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을 언론진흥기금으로 이관해 기금재원 활용성을 높이고 공적 사업이 국회 심의를 거쳐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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