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명태균 [단독]' 제쳐두고 '줄기세포 이식' 톱 보도
민주당서 '명태균 창원산단 의혹 육성 녹취' 입수했지만 6번 배치 언론노조 KBS본부 "이게 뉴스냐…권력 비판에 눈감겠다는 의지"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뉴스9'이 12일 톱기사로 '배아줄기세포 이식이 잘 됐다'는 소식을 배치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입수한 '명태균 [단독]' 보도는 뉴스가치 판단에서 '배아줄기세포'에 밀렸다. KBS 내부에서 "이게 뉴스냐" "후지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12일 KBS '뉴스9'은 톱기사로 <배아줄기세포 이식 1년… 파킨슨 환자 "탁구·배드민턴도 해요">를 리포트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진행한 임상연구결과다. 앞서 포털에 20여 개의 관련 뉴스가 올라왔다.
이날 KBS '뉴스9'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와 관련한 보도는 4, 5, 6번에 배치됐다. 명태균 씨 [단독] 보도는 6번에 배치됐다. KBS '뉴스9'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명태균 씨 육성 녹취를 입수했다며 "창원시 산하기관으로서 창원산단 관련 업무를 하는 창원산업진흥원의 원장 임명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명 씨가 말한다"고 보도했다.
12일 지상파·종편 저녁종합뉴스 톱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MBC <[단독] '파일명: 대통령과의 녹음'‥명태균, 윤 대통령 육성 파일로 보관?>
KBS <배아줄기세포 이식 1년…파킨슨 환자 “탁구·배드민턴도 해요”>
SBS <명태균 영장에 "대통령 부부 친분 과시…의원급 정치 활동">
TV조선 <거침없는 '트럼프 랠리'…비트코인·美증시 연일 '사상 최고가'>
JTBC <영장엔 "대통령 부부와 친분 과시" 적시…명태균 주장과 같은 논리>
채널A<[단독]이재명 “집회 공간 보장 안 되면 법적 대응”>
MBN <"명태균, 대통령 부부와 친밀함 과시"…검찰, 명태균 구속영장에 적시>
SBS '8뉴스'는 <[단독] 명태균-이준석 대화 복원…윤리위 대책 '김여사' 언급>, JTBC '뉴스룸'은 <[단독] "대통령 온다고 얘기하면 안 돼"…극비 일정 미리 안 명태균>, <[단독] 명태균 "두산 주식 6~7만원 간다"…대통령 방문 '호재' 노린 투자 정황도> 등을 보도했다.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이게 뉴스냐"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온나라가 명태균 녹취록으로 떠들썩한 상황에서 KBS만은 첫 뉴스로 배아줄기세포 이식 관련 소식을 메인 뉴스 첫 블록으로 배치했다"며 "이식이 새롭게 성공했다는 것도 아니라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했더니 파킨슨병 환자의 상태가 개선됐다는 게 뉴스의 핵심 내용"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배아줄기세포 관련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다룬 것은 지상파 3사 가운데 KBS가 유일하다. 종편으로 넓혀봐도 해당 소식을 메인 뉴스에서 다룬 방송사는 없다"며 "이번 뉴스 편집은 명태균 관련 소식을 어떻게 해서든 탑에 배치하지 않겠다는 KBS 보도국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회사가 타사와 달리 TF도 안 꾸리고 창원 총국에 명태균 씨 관련 소식을 맡기는 방식의 '방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길을 가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봐도 현재 가장 뜨거운 국내 뉴스는 명태균 관련 의혹"이라며 "그야말로 '후지다'라는 평가를 들어도 쌀 만큼 KBS 뉴스의 수준은 처참히 무너졌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근 KBS 뉴스의 신뢰성과 영향력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굳건했던 시청률 1위 자리는 이제 수도권에서 MBC에 밀리는 게 당연한 게 됐고, 이제는 SBS에게도 덜미를 잡힐까 걱정해야 할 수준까지 추락했다"며 "그럼에도 KBS 보도국 수뇌부들은 초지일관 권력 비판에 눈을 감고 해야 할 뉴스를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KBS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육성 녹취(2022년 5월 9일 윤석열-명태균 녹취)가 공개된 지난달 31일 '뉴스9' 톱기사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인터뷰를 배치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 북한 ICBM 발사 이슈가 뉴스 시작부터 7꼭지 이어졌다. (관련기사▶'공천개입' 공개된 날 KBS 뉴스의 선택은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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