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윤 대통령 2년 반 동안 잘한 일 없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임기 반환점' 여론조사 가장 잘못한 일 묻자 19%가 '김건희'… '가족비리' '공천개입'도 각 2% 10명 중 8명은 '김건희, 영부인 역할 잘못하고 있다' 경향신문, 정치학자 30명에 평가 맡겨… "10점 만점에 2.2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 10명 중 7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 반 동안 '잘한 일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학자들은 윤석열 정권 전반기를 평가하면서 10점 만점에 2.2점을 줬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중앙일보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임기 반환점 여론조사 결과를 4일 보도했다.(10월 31일~11월 1일 성인남녀 1011명 대상 휴대전화 인터뷰 조사. 표본오차 96%신뢰수준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앙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평가가 확인됐다"고 총평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 한 가지만 말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74%는 '없다'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아예 응답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잘한 일로 꼽은 내용 중 '외교 활동·정책'이 6%로 가장 많았다. '의료개혁(실손보험개선 등)' '전반적으로 잘했다' '의대 정원 확대' 등이 각각 2%로 뒤를 이었다. '체코원전 수주' '원전 생태계 정상화', '경제 활성화' '만 나이 통일' 등은 1%에 불과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응답자 19%는 '김건희 여사 문제'라고 답했다. '가족·주변인 비리 문제', '공천개입 문제' 응답은 각각 2%로 집계됐다. 이 밖에 잘못한 일로 '의대 정원 확대' 7%, '전반적으로 잘 못했다' 5%, '물가 상승 등 경제악화' 3%, '무능하다/자질·경험 부족' 3%, '독단적·일방적 태도' 2%, '국민과의 소통 미흡' 2% 등이 꼽혔다. 없음·모름·응답거절은 28%에 그쳤다.
'대통령 배우자 역할 수행 평가' 문항에서 응답자 84%는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 62%,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22%다. 반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11%('매우 잘하고 있다' 1%, '잘하고 있는 편' 10%)에 불과했다.
중앙일보는 "취임 1주년을 맞아 본지가 실시했던 지난해 5월 7~8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때는 53.9%였던 김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1년 6개월 사이 30.1% 포인트 늘어났다"고 짚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검찰의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으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명태균 씨 녹취로 인해 김 여사가 그간 과도한 역할을 수행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대통령실의 해명이 논란을 키우면서 부정 평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대한 기대감은 28%('매우 잘할 것' 7%, '어느 정도 잘할 것' 21%)에 그쳤다. 반면 '매우 잘못할 것' 48%, '별로 잘못할 것' 21% 등 부정적인 답변은 69%에 달했다. 중앙일보는 "남은 임기에 대한 기대감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정부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남은 임기에 대한 부정 답변은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62%), 부산·울산·경남(61%) 지역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부정 답변의 경우 서울 68%, 인천·경기 76%다. 연령별로도 60대에서 63%가 '잘 못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7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부정 답변이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70%가 '잘할 것'이라고 밝혀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4일 경향신문은 국내 대표적 정치학자 30명에게 윤 대통령 전반기 평가를 의뢰한 결과를 보도했다. 학자들이 윤 대통령에 부여한 성적은 10점 만점 기준 2.2점이다. 최고점은 5점이다. 5점을 준 1명의 학자도 '통상 낙제에는 5점 이하를 매긴다'고 점수 부여 의미를 설명했다. 2점을 준 학자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저히 잘한 것을 찾을 수 없다'며 0점을 준 학자는 5명이다.
30명의 학자 중 17명은 윤 대통령이 잘한 분야를 꼽을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4대 개혁(교육·노동·연금·의료) 시도에는 점수를 주는 학자도 있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데 대한 비판도 함께였다"며 "정치 분야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지 않았고, 외교·안보 분야는 한·미·일 협력에 대한 긍정 평가와 균형외교를 무너뜨린 데 대한 비판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학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해 '공사구별의 붕괴' '정치 실종' '고집만 앞선 아마추어' '사회갈등 심화' 등의 진단을 내렸다고 했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영부인 문제를 포함해 공사 구별의 붕괴가 매우 심각하다”며 “민주공화국의 요체인 타협과 조정 없이 즉흥적 제안과 중단, 과격한 추진과 충돌의 사례가 온갖 부분에서 빈발했다”고 했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의욕과 고집만 앞선 아마추어 대통령의 좌충우돌과 헛발질이었다"고 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없었던 권력의 현실”이라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년 반동안 대통령 놀음, 용산에서 소꿉장난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고,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사라지고 민주주의 규칙이 위협받은 최악의 시기”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조선시대 왕도 재상들의 견제를 받았는데 시스템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분”이라며 “가족을 지키는 것이 통치의 주목적이 됐다. 마이너스가 있다면 마이너스를 줬을 것”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윤석열 정부 전반기 평가에 참여한 학자들(가나다순)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문우진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배병인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임미리 독립연구자,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정병기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재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진민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제성훈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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