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주도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개문발차

위원 4인 위촉식 및 준비 모임 우원식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방송법·방통위 정상화돼야" 이준웅 "이미 훌륭한 대안 많아…짧은 기간 안에 성과 가능" 신삼수 "제작자율성, 현업 언론 종사자 의견에 귀 기울일 것"

2024-10-31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방송법 범국민협의회’가 준비모임 형태로 우선 출범했다. 우 의장은 협의회 위원 추천을 요청했으나 응답하지 않은 양당을 향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31일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을 주재했다. 위원장은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신삼수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 겸임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31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 위촉식을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방송4법을 위한 범국민협의체를 제안한 우 의장은 지난 16일까지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위원 추천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당이 응하지 않았다. 이에 우 의장은 자신의 추천 몫 4인 위원을 우선 위촉하고, 준비모임 형태로 출범시킨 것이다. 

우 의장은 여야가 각각 방송·언론학자, 방송 현업 종사자, 시민단체 인사 등 10인을 추천하고 국회의장이 위원장을 포함한 최대 위원 4인을 추천해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방안을 세웠다. 여야는 각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5인을 제외할 수 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공영방송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방송법 개혁 논의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방통위원장 임명, 공영방송 이사 교체, 방통위원장 탄핵 이런 강행과 충돌이 일상화되는 사이 방송 현장이 겪는 혼란 상황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며 “방송법도 방통위도 이제는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제는 집권당 교체 여부와 관계 없이 공영방송이 독립적이고 공정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여야 간 반복돼온 갈등을 넘어 건전한 범국민협의회가 가동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준웅 위원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수많은 논의가 있었고, 훌륭한 대안들이 제시된 바 있지만 진전된 결과가 없었다”며 “여야의 대립 때문에 잘 안 될 것이라는 무력감도 있었다. 국회의장이 초당적인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매우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열린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에서 우원식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준비위원장인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여야가 추천해서 들어올 위원분들과 양보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면서 합의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며 “이미 의제들이 나와 있어서, 짧은 기간 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삼수 위원은 “작금의 의료대란에서 당사자의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줬다”며 “방송법 제도개선도 마찬가지다. 가장 오랫동안 그 누구보다 깊이 고민한 현업 언론 종사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위원은 “보도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이 보장될 때 시민들이 공영방송을 통해 미디어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며 “논의의 영역을 미디어 권리 보장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도준호 위원은 “공영방송의 책무, 역할, 안정적 재원 등이 현행 방송법에 구체화 되지 않아 문제들이 지속됐다는 생각”이라면서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이 보장돼야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데 재원 자체가 부족해 유료 방송과 마찰을 빚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 위원은 “글로벌 OTT로 인해 기존 미디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규제 완화를 포함한 규제 체계의 변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와 언론현업 단체들간 '언론개혁'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미디어스)

이종관 위원은 “현재 미디어 홍수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럴수록 공영방송의 가치가 더 부각되고 강조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공영방송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다양하고, 현재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의 거버넌스와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협의회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는 28일 공동 성명을 내어 “윤석열 정권이 꿈꾸는 언론통제와 방송장악은 불가능함이 증명되고 있다”면서 정치권을 향해 “국회의장이 제안한 범국민협의체 안을 즉각 수용하고 구성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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