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아 씨X" 방통위원장 직대 고발 '국회 모욕죄'

국민의힘 "그런 말도 못하냐" 주장 김태규 욕설 영상 딱 잡혀…사과 거부 "부적절한 표현 나온 것으로 말씀 드린다"

2024-10-24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국회 국정감사 정회 시간에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직원이 119 구급대에 실려가는 상황을 보고 "아, 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씨"라고 발언한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은 욕설을 확인할 수 없고, 설령 욕설을 했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문제냐며 김태규 직무대행을 옹호했다. 김태규 직무대행은 자신은 욕설을 하지 않았고, 개인적 한탄을 했을 뿐이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국회는 김태규 직무대행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방통위 및 소관 기관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김태규 직무대행의 국회모욕에 대한 고발의 건을 상정했다. 찬성 12표, 반대 7표, 기권 1표로 김태규 직무대행 고발 안건은 가결됐다. 

앞서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정회 중에 김태규 직무대행이 욕설을 하고, 상임위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며 "제가 바로 옆에서 들었다. XX. 숫자 열여덟. 다 죽이네 죽여라는 발언이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김태규 직무대행은 욕설은 하지 않았다며 "강요에 의해 이뤄지는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과를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김태규 직무대행 고발에 반대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야당이)일방적 주장을 계속 부리고 있어서 소명 시간 필요하다"며 "명확히 들리지도 않는,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본인이 주장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국회가 권위를 이용해 모욕죄 고발을 한다는 것은 월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지난번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날 좌미애 과장이 쓰러져 119가 왔고 이번에 또 왔다"며 "김태규 직무대행이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도 못하나. 혼잣말도 못하나"라고 주장했다.

박충권 의원은 "이런 식으로 얘기를 방해하고, 불리한 얘기를 입틀막 하고, 회의진행 편파적으로 하고, 최민희 위원장이 상임위를 독점했나"라며 "이재명 (민주당)대표가 당을 사유화더니 최민희 위원장은 상임위를 사유화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김태규 직무대행의 발언 논란보다 민주당 김우영 의원의 욕설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김우영 의원은 "지금 (직원이) 쓰러진 와중에 거기에 대고 '사람을 죽이네'? 저 자는 뭐"라고 했고, 김태규 직무대행은 "저 자라니"라며 항의했다. 김우영 의원이 "인마, 이 자식"이라고 고성을 내자 김태규 직무대행은 "이 자식? 이거 뭐하자는 건가"라며 큰소리로 맞받았다. 이후 김우영 의원은 "언쟁 과정에서 심한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이 문제적 발언을 했는지 여부를 묻자 김태규 직무대행은 "앞에 욕설 지칭된 부분은 말하지 않았다"며 "강요하는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방위의 고발 논의에 대해서는 "소명하고 답변할 기회도 안 주고 이렇게 결정하는 게 과연 공정한 진행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과방위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은 "이번에 승진한 좌미애 과장(방통위 행정법무담당관, 9월 부이사관 승진)이 인사청문회 중 통증을 호소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확인하고 이석하도록 얘기했고, 위원장과 협의해 응급조치를 취했다"며 "다른 사건을 끌어들여 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여당 의원 발언이 있었다. 문제는 국회에 대한 모욕적 언행이 있었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김태규 직무대행이 욕설을 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과방위 회의장에 반복적으로 틀었다. 김태규 직무대행이 "아, 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씨"라고 말하는 영상이다. 

최민희 위원장이 '거짓말 인정하나'라고 묻자 김태규 직무대행은 "제 기억이 분명치 않다고 말씀드렸다. 주변에 확인해 본 바로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얘기를 들었다"며 "어쨌거나 영상에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부분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김태규 직무대행은 "다만 일단 제 개인적으로 한 말이고, 어느 누구도 특정하지 않은 부분을 분명히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제가 국감에 4차례 출석했고, 직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저도 감정이 좋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규 직무대행은 "부적절한 표현 나왔던 것으로 말씀드리겠다"며 "그리고 제가 분명히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회 중에 그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욕설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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