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논설위원 "김건희 '왕명' 출납하는 '진짜 비서실장' 후문"
"정진석 아닌 영부인 이전 시절부터 인연 맺은 김모 비서관" "비서실장·수석 모르게 '김건희 라인' 움직여 일 처리 뒷말" 동아일보 대기자 "공직 활동 부인이 챙겨주는 대통령? 나라 무너질 일" 조선일보 논설주간 "녹취록, 디올백, 카톡 다음 어디서 폭탄 터질까 겁나"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건희 씨의 지시를 '왕명'처럼 받아 일을 처리하는 '진짜 대통령 비서실장'이 있다는 후문이 보수언론 논설위원 칼럼에서 다뤄졌다. 대통령 비서실장·수석들 모르게 '김건희 라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서술한 것이다.
여기에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자 "다음엔 어떤 폭탄이 터질까 겁이 난다"며 혀를 내두르는 보수언론 칼럼이 이어지고 있다. 김건희 씨가 윤 대통령을 '바보' '철없고 무식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공직 활동도 부인이 챙겨줘야 하는 사람이라면 "나라가 무너질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은 칼럼 <윤 대통령, 나라와 부인 사이에서 결단할 때다>에서 "'십상시'니, '7간신'이니 구설이 끊이지 않는 '김건희 라인' 비서관·행정관들의 행태도 문제"라며 "'진짜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진석 실장이 아니라 여사의 영부인 이전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김모 비서관'이란 뒷말까지 돈다"고 썼다. 강 논설위원은 "그가 '왕명(여사의 지시)'을 출납하면 김건희 라인 비서관·행정관들이 움직여 비서실장이나 수석들도 모르는가운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 논설위원은 '대통령실 회의에서 오간 얘기들이 김 여사에게 들어간다'는 설도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여권 소식통은 강 논설위원에게 "김 여사가 시키지 않았어도 김 여사 라인 가운데 누군가가 회의 내용을 여사에게 갖다 바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러니 여당에서 김 여사 라인 정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논설위원은 여당 소식통의 '한숨'을 전했다. 여당 소식통은 "지난 2년간 이관섭 전 비서실장 등 초기 대통령실 참모들이 위기 징후를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육두문자를 듣고 일축당하기 일쑤였다"며 "'직언하려면 직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 참모진의 금과옥조가 된 지 오래다. '명태균 폭탄'이 째깍거린 건 오래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 이현상 논설실장은 칼럼 <여사 문제 앞에 허망해진 ‘공정과 상식’>에서 "김 여사 문제는 후보 시절부터 지적받아 왔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취임식 하객 초청, 대통령 순방에 김 여사가 행사하는 권력의 그림자는 어른거렸다"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조심성도 없이 국정과 인사, 당무에 개입한 흔적이 자꾸 나오고 있다. 시중에는 대통령을 뜻하는 ‘V1’ 앞에 ‘V0’가 있다는 말이 진작부터 떠돌고 있었다"고 했다.
이 논설실장은 "방 안의 코끼리마냥 모른 척하고 있다가 결국 명태균·김대남 사태를 맞았다. 지금 윤석열 정부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자기 객관화"라며 "'김건희 라인은 없다' 같은 못 믿을 소리를 할 게 아니라,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진짜 농부는 굶어 죽어도 볍씨는 베고 죽는다고 했다"고 썼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는 17일 칼럼 <대통령은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다>에서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는 "우리 남편 바보"라는 내용이 담긴 '김건희 녹취록'을 떠올리게 한다고 썼다.
김 대기자는 "국민으로서 일종의 병(病)에 걸린 것 같다.(중략)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기사를 본 뒤 병이 깊어진 게 분명하다"며 "'철없이. 떠드는, 우리오빠, 용서해주세오' '무시하면 원.래그래요'. 대통령이 뭔 말을 해도 권위가 느껴지지 않는, 이름하여 '무권위증'"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오빠'가 김건희 씨의 '친오빠'라고 주장한다. 반면 명태균 씨는 김건희 씨 친오빠는 정치를 논할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김 대기자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어떻게 보는지는 세상이 다 안다. 대선 전 김 여사 측이 MBC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7시간 통화' 발언이 퍼져 나갔기 때문"이라며 "중장년 남자들은 자신들도 집에선 그런 대접 받는다며 낄낄 웃었다. 그러나 공(公)과 사(私)는 다르다"고 했다.
김 대기자는 "공직 활동도 부인이 챙겨줘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나라가 무너질 일"이라며 "그러니 선임행정관이 대통령을 꼴통으로 여기고, 공직사회는 움직이지 않으며, 민생경제는 어려워지는데 대통령은 의대 증원 2000명 같은 정책이나 불쑥 내미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김 대기자는 "그러고 보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의 많은 의문이 풀리는 듯하다. 김 여사는 비서실에 ‘김 여사 라인’을 두고 국정을 챙길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제2부속실은 둘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문제는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경험했듯 우리 국민은, 헌법은 사인(私人)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중략)벌써 국정감사장마다 김 여사 관련 업체 특혜 의혹과 구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기자는 "윤석열 정부를 예고한 ‘7시간 통화’에서 김 여사는 '일반 국민은 바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은 '사인 김건희 씨'만큼 바보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은 칼럼 <녹취록, 디올 백, 카톡 메시지… 다음엔 뭘까 겁난다>에서 "여사가 정체도 불투명한 인사들과 엮이면서 문제를 일으켜 정권에 부담을 주고, 국민을 놀라게 한 게 벌써 몇 번째인가"라며 "하나같이 대통령실 근처에 접근시켜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여사가 이런 인물들을 높이 평가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뒤탈이 날 물증까지 남겼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 논설주간은 "그래놓고 '오빠'의 철없음과 무식을 개탄한 대목은 역설적"이라며 "여사가 난사해 놓은 문자와 녹취록이 산재해 있다는 소문이다. 그래서 다음엔 어디서 어떤 폭탄이 터질까 겁이 난다"고 했다.
김 논설주간은 "국민들이 언제까지 여사의 이런 처신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대통령실이 2류, 3류들에게 농락당한 장면을 목격하면서 구정물을 함께 뒤집어쓴 느낌"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해진다. 여전히 여사가 안쓰럽고, 문제 삼는 이들을 탓하고 있나. 국민에겐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안 드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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