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명퇴·무급휴직 난리통에 간부 업추비 대폭 인상

박민 등 고위직 33% 일괄 인상…직원 부서운영비 동결 김우영 "방만한 경영, 직원 희생으로 이어져"

2024-10-10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경영위기로 특별명예퇴직에 이어 창사 첫 무급휴직까지 단행한 박민 KBS 사장이 자신을 비롯한 간부들의 업무추진비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S가 제출한 ‘KBS 간부 및 고위직 업무추진비' 규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13일 박민 사장 취임 당시 KBS 사장의 업무추진비 집행한도는 월 240만 원이었다. 

박민 KBS 사장 (사진=KBS)

그러나 박 사장은 한 달여 만인 이듬해부터 자신의 업무추진비를 월 320만 원으로 33% 인상했다. 이에 따라 사장 업무추진비 한도는 전년도 대비 960만 원 인상된 3840만 원이 됐다. 감사·부사장의 연간 업추비 집행한도는 720만 원, 본부장 6명은 600만 원 늘어났다. 센터장 3인, 지역총국장 9명, 지역국장 9명의 업무추진비도 33.3% 증액됐다.

반면 각 부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부서운영비는 동결됐다. 구체적으로 동결된 부서운영비 집행 한도는 본사 기준으로 ▲5명 이하 120만 원 ▲6~10명 240만 원 ▲11~20명 320만 원 ▲21~40명 400만 원 ▲41~60명 520만 원 ▲60명 초과 600만 원 등이다.

이와 관련해 KBS는 “작년과 올해 모두 업무추진비는 원기준 대비 삭감된 상태이며, 경영추이에 따라 삭감 정도를 조정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 8월 수신료 분리징수로 1600억 원의 당기 순손실이 예상된다며 창사 첫 무급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특별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월에만 87명이 회사를 떠났다. 

8월 1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김우영 의원은 “현재 박민 체제하의 KBS는 윤석열 정권을 비호하는 ‘땡윤방송’으로 전락했다”며 “최근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를 비롯해 국민들께 큰 실망감을 안긴 것은 물론 현재 배임에 가까운 방만한 경영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책임이 직원들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영방송 KBS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박민 사장은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임 도전 중인 박민 KBS 사장은 지원서에 ▲수신료 분리징수 수입 결손 최소화 ▲인력감축을 통한 대대적 비용 절감 ▲대대적 조직개편 등을 경영 성과로 내세웠다. 박민 사장은 “지난 11개월간 개혁 작업으로 급한 불은 껐다고 자부한다”며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KBS 대혁신을 통해 '초일류 공영미디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사장은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인 수신료 분리징수가 유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지난 8월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023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여전히 동의하는 입장인가라는 질의에 “수신료가 분리징수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다시 분리고지를 통합으로 해달라고 먼저 요청하기에는 공정성이나 방만경영 혁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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