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거꾸로 태극기' KBS, 한글날엔 'ㄱ'에 '기억' 자막

한글날 행사 공연 'ㄱㄴㄷㄹ' 가사 자막 "기억, 디읃" 표기

2024-10-10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한글날 경축식 중계방송에서 ‘기역’과 ‘디귿’을 ‘기억’ ‘디읃’이라고 여러 차례 틀린 자막을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자막에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KBS 1TV는 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생중계했다. ‘서도밴드’의 민요 '한글뒤풀이‘ 공연 과정에서 틀린 한글 자막이 여러 차례 송출됐다. KBS는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자막을 ’기억 니은 디읃 리을’이라고 내보냈다.

9일 MBC 방송화면 갈무리

노래 가사 대부분이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이어서 이 같은 방송 자막 오류는 공연 내내 반복됐다. 특히 행사장 배경에서는 노래 자막이 올바르게 표기돼 시청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함께 생중계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도 동일한 자막을 송출했다.

한 시청자는 MBC에 “집에서 6살 조카가 방송에 나가는 글자가 틀렸다고 해서 보니 실제 잘못된 자막이 계속해서 나가고 있었다. 한글날에 공영방송 KBS가 이런 자막 실수를 한다는 게 어이없다"면서 ”KBS 측에도 이 사실을 알렸는데 제작진에게 전달하겠다는 답이 돌아와 KBS 홈페이지 다시보기를 보니 동일하게 잘못된 자막이 표기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한국방송인 KBS가 한글을 모른다" "기미가요 트는 방송사답다" "이러면서 수신료를 달라는 것인가"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같은 날 저녁 KBS는 <한글날 경축식 중계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라는 공지를 내고 “한글날 경축식 중계방송의 축하공연 노랫말 자막 가운데 ‘기역’과 ‘디귿’이 ‘기억’과 ‘디읃’으로 잘못 표기돼 방송됐다.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가사 자막에 오류가 있었으나 방송용으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KBS는 “자막 오류를 발견한 뒤 다시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작업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다”면서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C 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KBS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 0시에 ‘기미가요’와 ‘기모노’가 등장하는 일본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하고, 오전 일기예보에서 태극기를 거꾸로 든 캐릭터를 등장시켜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KBS는 사과문을 내고 “방송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민 KBS 사장은 지난 8월 28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작품의 성격이 어쨌든 그게 광복절 새벽에 변주된 기미가요가, 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실수로 보인다"며 KBS '광복절 기미가요 오페라' 방송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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