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김건희 추석 인사 등장…명품백 일단락 무관치 않아"

검찰·수심위, 불송치 결론…'특검법 여론' 불붙여 민주당 "지도부·원내지도부, '특검법' 신속 통과 공감"

2024-09-09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 설날 인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김건희 씨의 추석 인사가 예고됐다. 

검찰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를 내리고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불기소 권고를 결정한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씨가 공개 행보를 늘려가는 방안이 논의된다고 한다. 야당은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더불어 최근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이 포함된 ‘김건희 특검법’ 시동을 걸었다.

2023년 윤석열 대통령 부부 설날인사 (사진=대통령실)

채널A는 8일 기사 <[단독]대통령 추석 인사에 김건희 여사 등장한다>에서 “김건희 여사가 오는 추석을 맞아 대통령실이 제작하는 대국민 인사 영상에 다시 등장한다”며 “지난 설맞이 영상에선 윤석열 대통령만 나왔지만, 이번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다. 명품백 의혹이 일단락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열린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수심위는 만장일치로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 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증거인멸’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 6개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권고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심위에 1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원 중 일부는 김 씨의 알선수재 혐의 등은 수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고 한다. 

채널A는 “대통령실 내부적으로 김 여사가 공개 일정을 더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자숙하는 의미로 비공개 행보를 했었다. 불기소 결론이 나오면 이제 영부인 본연의 역할을 다시 수행할 때"라는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김 씨는 최근 일본 총리 배우자와 K-POP 현장 방문, 미 상원의원 부부와 만찬, 올림픽 선수단 격려 등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6일 서울 시내의 한 K-pop 엔터테인먼트사를 방문해 일본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의 안무를 관람한 뒤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8일 대통령실이 설날을 맞아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인사 영상에 김건희 씨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영상에서 김 씨가 빠진 자리에 대통령실 보좌진이 대신했고, 윤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가수 변진섭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를 불렀다. 당시 김 씨의 불참을 두고 ‘명품백 수수 의혹’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영상’이 공개되자 잠행을 이어갔다. 김 씨는 총선 이후인 지난 5월, 잠행 150여 일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심의내용 비공개, 명단 비공개 등 불투명한 수심위 결과가 오히려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을 확인시켜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심위 도입 과정에 참여한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심의위원·찬반 결과 미공개, 심의기록 부재 등을 거론하며 “‘불기소 처분으로 의결했다’는 결론만 공개한 지식인들의 논의 결과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수심위 도입을 논의할 때,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정하지 않았다. 계속 이렇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세금을 쓰지 말고 폐지하는 게 나아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9일 사설 <수심위 불기소 권고, 끝까지 납득 못할 ‘김건희 명품백’ 수사>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 건을 수심위에 회부할 때부터 검찰 수사를 정당화하는 요식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거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며 “‘살아 있는 권력’에 시종 굴복한 이번 수사가 수심위 결정으로 정당화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건희 특검’ 명분을 키우고, 근본적인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재확인한 수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사설 <검찰 수심위도 명품백 면죄부, 특검 필요성 더 커졌다>에서 “(수심위)결론은 물론 과정의 공정성 역시 전혀 담보되지 않아 특검 도입 필요성과 정당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공정해 보이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과 편파성을 만천하에 드러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역시 특검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사설 <명품백 사건 불기소 권고, 수심위마저 면죄부 통로 됐나>에서 “검찰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수심위가 면죄부를 주는 데 가세하면서, 수심위 존재 이유도 타격을 입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가 명품백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김 여사가 명품백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서둘러야>에서 “이 문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제 아내의 현명하지 않은 처신’이라며 간접적으로 사과한 적은 있으나, 당사자인 김 여사는 여태껏 아무 메시지가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김 여사가 공개적으로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관련) 무혐의 결정도 그렇고, 선거 개입에 대한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며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는데, 소위 통과 여부를 보면 (김건희 특검법 국회 표결에 대한)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당 지도부도, 원내지도부도 ‘김건희 특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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