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언론재단 직원 징계 요구안 의결…왜?
2023 디지털뉴스리포트 번역본 'MBC 신뢰도 1위' 삭제 국민의힘 "민주당 정부 때도 보고서 발췌…징계요구는 과해" 민주당 "언론사 신뢰도는 누락 안 해…국민 알권리 침해"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어 번역본에서 ‘MBC 1위’ 신뢰도 조사를 들어낸 한국언론진흥재단 직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의결했다. 여당의 반대 입장은 소수 의견으로 남기기로 했다.
5일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민형배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은 '2023회계년도 결산’ 심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언론재단이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 언론 매체 신뢰도 부분을 누락하고 발간한 문제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의결했으나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징계 요구안에 반대 의견인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에서 MBC 언론매체 신뢰도 부분이 번역 과정에서 생략됐는데, 민주당은 고의로 했기 때문에 관계자를 징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부 집권 당시에도 일부만 발췌한 적이 있기 때문에 관계 담당자의 징계(요구는) 과도하다는 반대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 간사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가장 중요한 부분이 언론사 매체 신뢰도인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절대 누락시키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은)헌법상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당한 것이고, 공익차원의 허위사문서 변조에 속하고 국회를 기만한 사실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끝나야 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본부장은 이사장에게 승인받지 않고 본부장선에서 해결했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뉴스리포트>의 MBC가 신뢰도 1위, 조선일보가 신뢰도 꼴찌, 이런 랭킹 문제에 있어서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고, 언론들을 통해 알려졌던 사안”이라며 “모든 통계에는 기법이 있는 것인데,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통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발간을 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고, 소위도 징계를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문체위는 <디지털리포트> 매체 신뢰도 조사 결과를 드러낸 언론재단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하고, 여당의 징계 요구 반대 입장은 소수 의견으로 남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체위 예산결산심사소위는 문체부 소관 104건, 국가유산청 소관 31건 등 시정요구 사항 135건과 부대의견 21건을 채택했다. 민형배 소위원장은 “언론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짜뉴스신고상담센터의 상담 건수가 월평균 10건에 불과하고 업무 또한 조정 신청 안내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앞으로 졸속적인 사업 집행으로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업 집행에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언론재단은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번역본에서 MBC가 15개 매체 중 신뢰도 1위를 기록한 조사 결과를 들어내 논란이 일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남정호 언론재단 미디어본부장은 지난해 10월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로이터연구소(조사)에서 한국 부분을 뺀 이유는 제가 취임하고 나서 조사대상 표본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로이터 표본은 온라인을 대상으로만 한다. 그러나 정확한 통계를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사람들까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재단은 지난 6월 공개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4> 번역본을 현재까지 발간하지 않고 있다. 해당 조사에서 MBC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언론재단은 매년 <디지털뉴스리포트> 번역본을 발간해왔다.
김효재 언론재단 이사장은 지난 7월 8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 매체별 신뢰도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저희 같은 국가공인기관이 마치 언론의 신뢰도를 줄 세우기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 회사와 계약이 올해 말에 끝나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새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