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방통위·방심위 운영예산 전액 삭감할 것"
과방위 예결소위원장…"입법목적 배반, 예산 뒷받침할 이유 없다" "활동할수록 방송자유 침해… 미디어산업에도 피해 끼쳐" 방통위 운영비 34억 원, 방심위 경상비·방송심의활동비 130억 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운영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방통위·방통심의위는 활동할수록 방송의 독립성과 미디어융합환경을 훼손한다며 두 기관의 운영예산 전액 삭감은 자신의 '소신'이라고 못박아 강조했다.
27일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023회계연도 결산 승인 안건을 심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방통위가 쓴 490억 원, 방통심의위가 쓴 360억 원을 들여다봤다"며 "정부가 다음 주 쯤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이송할 텐데 방통위 일반예산 가운데 공정방송·통신환경 조성 150억 원과 인건비 230억 원을 제외한 본부 운영경비 34억 원, 방통심의위 예산 360억 원 가운데 인건비 200억 원 제외한 경상비 51억 원과 방송심의활동비 79억 원은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방통위가 활동할수록 방송의 공익성과 자유가 침해되고, 방통심의위가 활동할수록 대한민국 언론자유지수가 내려간다"며 "입법 목적을 배반한 방통위와 방통심의위에 대해 예산을 뒷받침해줘야 할 어떠한 이유도 찾아볼 수 없다. 과방위 예결소위원장으로서 제 소신을 밝히는 바이며, 방통위·방통심의위가 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이런 소신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26일 이뤄진 서울행정법원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 정지 결정을 거론하며 '방통위 해체론'을 꺼내들었다. 정 의원은 "행정법원 판결은 두 분(이진숙 위원장, 김태규 부위원장)이 뚝딱뚝딱 이사를 선임한 것은 정치적 다양성을 반영해 위원을 구성하고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을 담보하라는 방통위설치법의 입법 목적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이리며 "행정행위의 핵심인 절차적 정당성에 관해 면접을 생략하고 임명 당일 10시간 만에 해치웠다. 만약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입법목적을 배신하는 방통위의 존재와 행태에 대해 차라리 방통위를 해체하는 것이 국민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방통위가 방송 공공성, 방송산업, 통신산업, 합의제 기구 정신 등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방송의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고, 방송산업의 위기가 닥쳐오는데 무력하다. 지상파, 케이블, IPTV의 규제·진흥을 담당하는데, 현재 이런 방송은 서서히 몰락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통법 폐지와 지원방안 등 현안과 관련해 통신정책은 실종됐다. 통신산업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판사·검사 출신이 방송은 물론 통신정책의 전문성이 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합의제 기구인데 합의가 사라진 지 오래다. 합의제의 배경은 정파적 다양성 속에서 공익과 공공성을 구현하라는 것인데 방통위는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했다"며 "차라리 방통위를 해체하고 미디어부처를 통폐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현재대로 방통위가 운영되는 것은 방송자유 침해뿐 아니라 방송·통신산업계에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방통위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약 2시간가량 비공개로 전체회의를 진행해 ▲김태규 부위원장 호선 ▲이진숙 방통위원장 기피신청 각하 ▲83명의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 심사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 83명에 대한 심사가 약 1시간 만에 이뤄졌다. 후보자 1인당 심사시간이 1분이 채 되지 않는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당일에서야 면접 절차를 폐기하고, 이사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당적보유 여부조차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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