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언론장악 시도, 공영방송 이어 연합뉴스까지 확대"

민언련 "연합뉴스 사장 선임 쥐락펴락 우려…비공개 이사 선임 개선해야" 윤 대통령, 연합뉴스 최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 새 이사진 임명

2024-08-27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언론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에 대해 “언론장악에 나설 인사들을 대거 배치했다"며 “연합뉴스 사장 선임까지 쥐락펴락할 우려가 커진다”고 비판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 최대 주주로 경영진 추천 등의 권한을 갖는 관리·감독 기구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6일 저녁 성명을 내어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공영방송에 이어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뉴스통신진흥회 신임 이사진에 언론장악에 나설 인사들을 대거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7기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사진 왼쪽부터 김영만 전 서울신문 대표이사 사장, 김승동 한국NGO신문 대표이사, 김환주 전 KBS 보도본부 해설위원, 송태권 전 한국일보 상무. (아래줄) 엄주웅 재단법인 호루라기 이사, 정일용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황호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서울=연합뉴스)

최근 윤 대통령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을 임명했다. 신임 이사진은 ▲김영만 전 서울신문 사장(대통령 추천) ▲송태권 전 서울경제 부사장(대통령 추천) ▲김승동 전 연합뉴스TV 사외이사(국민의힘 추천) ▲엄주웅 호루라기재단 이사(국회의장 추천) ▲정일용 전 연합뉴스 통일연구소장(더불어민주당 추천) ▲김환주 전 KBS 통합뉴스룸 국장(한국방송협회 추천) ▲황호택 현 이사(한국신문협회 추천) 등이다. 

신임 이사장에 대통령 추천 몫 김영만 이사가 유력하다. 김 이사는 2008년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언론특보를 지냈다. 그는 경남FC 대표, 위키트리 부회장 등을 거쳐 2015년 서울신문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김영만 이사에 대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언론의 공정성을 스스로 포기한 사람까지 사장으로 받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이사는 이른바 ‘삼성 장충기 문자’에 언급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신문 사장 임명 직후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감사 문자를 보낸 게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김승동 이사는 2020년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대구동구갑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나 공천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는 예비후보 시절 “문재인 폐렴 대구시민 다 죽인다”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논란이 불거졌다. CBS 경남취재본부장 재직 시절 회사 공금 1억여 원으로 환투자를 해 감사를 받았다. 송태권 이사는 2022년 윤석열 캠프 언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사진=미디어스)

민언련은 “윤석열 정권은 2023년, 2024년에 걸쳐 (연합뉴스의)정부구독료를 큰 폭으로 삭감해 ‘길들이기’ 논란이 일었는데, 돈줄을 쥐는 방식의 언론장악 목적”이라며 “그런 가운데 국가기간통신사의 공익성과 정치적 독립을 무참히 짓밟은 편향적 인사가 이번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임명에서 또 반복됐다. 이들이 자칫 연합뉴스 사장 선임까지 쥐락펴락하며 장악에 나설 우려가 커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성기홍 현 연합뉴스 사장이 다음 달 임기가 만료돼 신임 이사진은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우탁 연합뉴스 선임기자 ▲추승호 연합뉴스TV 상무이사 겸 보도본부장 ▲정규득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본부장 ▲최기억 연합인포맥스 사장이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언련은 “계속된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는 비공개 이사선임 방식도 부적격 인사의 원인”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에게 알리기도 부끄러운 인물로 채워지는 밀실 선임의 흑역사를 끝낼 수 있도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방안을 제시하라. 정부가 끝내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회가 국가기간통신사 위상을 회복할 수 있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언련은 정부·여당 추천 몫 이사 3인을 향해 “연합뉴스의 공익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라. 그것이 언론계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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