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김태규가 뽑은 KBS이사, 이승만재단 추진위원이었네
황성욱, 방심위 상임위원 시절부터 활동 국민의힘, '이승만 기념관 조기건립 위한 모임' 결성 KBS, 이승만 찬양 다큐 '기적의 시작' 광복절 방영 이진숙, 지난 2월 '기적의 시작' 개봉 때 "기적 시작되길!"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진숙 위원장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추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KBS 이사가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추진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8·15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찬양 다큐 <기적의 시작>을 방영해 반발을 일으켰다.
다음 달 1일 3년 임기를 시작하는 황성욱 이사가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추진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의 KBS 이사 지원서에 관련 경력은 기재되지 않았다. 황 이사는 지난해 7월 '이승만대통령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참여했다. 당시 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었다.
23일 국민의힘은 '이승만대통령 기념관 조기 건립'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대국민 홍보와 기부금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를 마련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에 담았고, 주한미군을 주둔하게 해 대한민국의 기적의 역사를 시작했다"며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는 기념관이 없다는 게 대한민국 역사가 왜곡된 증거"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 34명이 참석했다.
김황식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기념관 부지가 용산 공원으로 정해졌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과 함께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완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이 오는 30일 김 위원장을 만나 구체적인 실무 협조 방안을 논의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당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KBS는 지난 15일 광복절에 이승만 찬양 다큐 <기적의 시작>을 특별 편성해 방영했다. <기적의 시작>은 '건국은 이승만 전 대통령 한 사람의 지대한 업적이다' '기독교 덕분에 독립과 건국이 가능했다' '3·15 부정선거는 누명이다' '4·19 혁명에 따른 하야 결정을 높이 받들어야 한다' 등의 주장으로 채워졌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기적의 시작> 홍보게시글을 인용하며 "제목 그대로 기적이 시작되길!"이라고 적었다.
KBS 내부에서 <기적의 시작> 구매·편성은 '몰락의 시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강행됐다. KBS 실무진은 ▲인터뷰이들이 극우 인사로 편중됐다 ▲이승만과 기독교가 지나치게 미화됐다 ▲제주 4·3, 3·15부정선거, 4·19혁명 등에 대한 시각이 일방적이다 ▲관객 수에 비해 지나치게 구매가격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실에 따르면, <기적의 시작>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독립영화로 불인정한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영진위는 <기적의 시작>에 대해 독립영화 인정을 신청한 '퓨어웨이 픽쳐스'에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로 독립영화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기에 불인정함"이라고 통지서를 보냈다. 영진위는 지난 2월 재심에서도 '불인정'을 결정했다.
한편, 황 이사는 방통심의위원 재직 시절 조기퇴근, 업무추진비 부정 집행으로 입길에 올랐다. 지난해 8월 방통위가 발표한 방통심의위 회계검사 결과, 황 이사는 18시 이전 퇴근 비율은 73%, 1인당 업무추진비 초과 사용 24회(287만 2천 원)를 기록했다. 방통심의위 정연주 전 위원장, 이광복 전 부위원장보다 조기퇴근, 업무추진비 부정 집행이 많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추천인 황 이사를 제외하고 정연주 전 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을 해촉했다.
황 이사는 KBS 이사 지원서에서 "KBS의 존재 이유는 공영성의 실질적 구현에 있다"며 "KBS가 객관성·공정성·다양성과 참여의 가치를 보장하고,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앞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며, 성별·연령별·계층별·직업별 이해관계를 균형있게 조율하는데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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