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뉴스 의도적 회피'…보수 회피율 높아

언론재단 '국민의 뉴스 이용과 회피' 설문조사 결과 가장 보기 싫은 뉴스, 즐기는 뉴스 모두 '국내 정치' 응답자 과반 '정치 편향적이지 않은 뉴스 원한다' "더 많은 콘텐츠 제공보다 독자가 원하는 것 찾아야"

2024-08-23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 70% 이상이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수 성향 응답자가 진보 성향 응답자보다 뉴스 회피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회피 주요 상황으로 ‘정치적 이슈가 쏟아질 때’ ‘반복적으로 같은 뉴스가 많이 나올 때’ ‘보고 싶지 않은 인물이 뉴스에 나올 때’ 등이 꼽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2일 ‘국민의 뉴스 이용과 뉴스 회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1%가 ‘최근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적 있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별 뉴스 회피 응답률을 보면 매우 보수 76.6%, 대체로 보수 74.2%, 중도 72.9%, 대체로 진보 67.4%, 매우 진보 66.7%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뉴스 회피 비율이 78.3%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47.3%로 가장 낮았다. 

이미지 출처=Pixabay.com

뉴스 회피자에게 ‘언제 뉴스를 가장 보기 싫어지는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7%가 ‘정치적인 사건, 이슈들이 너무 많을 때’라고 밝혔다. ‘보고 싶지 않은 인물이 뉴스에 나올 때’ 53.4%, ‘반복적으로 너무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올 때’ 52.9%, ‘사회적인 갈등 이슈가 너무 많을 때’ 52.4% 순이다. 

뉴스 회피자를 대상으로 ‘회피 이유’를 물은 결과 ‘뉴스가 정치적 편향돼 있어서’(3.79점, 5점 만점)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언론재단은 “뉴스가 보기 싫어지는 상황 1순위로 꼽힌 ‘정치적인 사건, 이슈들이 너무 많을 때’와 바로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 회피로 개인 일상에 대한 변화를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다 ▲감정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로워졌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뉴스 회피자는 비회피자와 비교해 뉴스·언론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 회피자의 뉴스 신뢰 비율과 언론 신뢰 비율은 각각 41.4%, 24.5%다. 반면 비회피자의 뉴스 신뢰 비율은 58.8%, 언론 신뢰 비율은 33.7%다. 

응답자들이 가장 소비하기 원하지 않으면서 현재 가장 즐기고 있는 뉴스 모두 ‘국내 정치'(원치 않는 뉴스 응답률 44.1%, 즐기는 뉴스 응답률 26.9%)가 꼽혔다. 응답자들이 소비하길 원하는 뉴스는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뉴스’ 55.8%,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 46.1%, ‘문제 지적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는 뉴스’ 45.4%, ‘정치적·사회적 비리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뉴스’ 42.8% 등이다. 

언론재단이 발표한 '국민의 뉴스 이용과 뉴스 회피' 조사 결과표 갈무리 

언론재단은 “사람들은 국내 정치 뉴스를 즐겨보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보기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기는 싫지만 볼 수밖에 없는 국내 정치 뉴스를 언론사들이 지금까지와 같은 관행으로 만든다면 뉴스 회피 현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언론재단은 “뉴스 회피의 해결책은 단순히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독자를 이해하고 독자와 연대를 강화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언론은 뉴스 이용자들이 원하는 균형잡힌 뉴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 문제 지적이 아닌 해결책을 같이 제시하는, ‘건설적인 저널리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 뉴스 이용과 뉴스 회피' 조사는 언론재단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9일까지 전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국내에서 '뉴스 회피'를 주제로 대규모 조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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