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미가요 방송, MBC에서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
광복회·언론시민단체 '박민 즉각 사퇴' 기자회견 "KBS 극우·친일 방송 주범은 윤석열 대통령" "내년 3.1절 유관순 대신 세일러문 등장할 것" 한민수 "땡윤뉴스 아무리 틀어도 국민 안 속아"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광복회와 언론시민사회단체가 “KBS에서 벌어지는 친일, 극우 방송의 주범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면서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을 독립투쟁으로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KBS 구성원을 향해 “박민 체제의 붕괴는 언론 노동자의 책무”라며 “싸움을 시작해 끝까지 지치지 말고 이 지옥의 역사를 끊어내자”고 당부했다.
광복회와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6일 KBS 본관 앞에서 <KBS를 극우친일방송·땡윤방송 만드는 박민은 즉각 사퇴하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해석 광복회 이사는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광복절은 기쁨과 환희를 갖는 날이었다”면서 “그런데 감히 0시 땡칠 때 기미가요를 내보낸 박민 KBS 사장과 집행부를 성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언론은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알려야 한다”며 “그렇게 때문에 KBS에 바르게 살고, 깨어 있으라고 말하고 싶다. KBS가 편협되지 않고 올바르게 되기를 간곡하게 부탁하면서 박민 사장은 내려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가 JBS(Japan Broadcasting System)와 같은 방송 행태를 보이는 것은 역사 쿠데타를 꾀하는 것”이라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까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와 언행을 보면 국민 상식을 넘어 뭔가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땡윤뉴스를 아무리 틀어봤자 국민은 속지 않는다. 총선에서 매섭게 국민이 심판하지 않았나”라며 “정권에 아부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KBS와 박민 사장은 진실을 믿는 국민들이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2024년 8월 15일은 KBS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날로 영원히 박제됐고, 대한민국 방송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하루로 기록됐다”며 “광복절에 공영방송에서 기미가요가 울려펴지고 태극기가 거꾸로 걸리고, 신격화된 이승만이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이 사태의 뿌리는 결코 박민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임시정부 법통과 4.19 정신 계승이 못박힌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윤석열 정부가 중심에 있다”며 “KBS에서 벌어지는 친일, 극우 방송의 주범은 윤석열”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를 위한 싸움을 독립투쟁으로 만들고 있다”며 “박민 체제의 붕괴는 언론 노동자의 책무로 KBS 동지들에게 호소한다. 싸움을 시작해 끝까지 지치지 말고 이 지옥의 역사를 끊어내자”고 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장은 “KBS가 기미가요를 튼 것은 봇물이 터진 것”이라며 “내년 3.1절에는 유관순 대신 세일러문이, 5.18 때는 전두환이 등장할 것 같다. (윤 대통령이)그렇게 얘기하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대한민국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방 소장은 “사과문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청문회, 국정조사감"이라며 "편성 책임자와 KBS 사장을 불려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박민이라는 대통령 술 친구가 사장에 취임한 이후 KBS는 정부의 역사 왜곡 수단으로 이용돼 비통한 마음”이라며 “KBS 구성원들은 아침에도 출근하는 사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점심시간에도 잘못된 KBS를 우리가 지키자고 호소했다. 이렇게 저희는 KBS를 역사 왜곡 도구로 만든 임원진을 끌어내리고 법정에 세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KBS본부장은 "시민사회도 함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KBS 상황을 보며 윤석열 정권이 MBC 장악에 혈안이 된 이유가 이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KBS가 해야 할 것은 ‘사과쇼’가 아닌 박민 사장과 부역자들의 즉각적인 사퇴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 MBC본부장은 “8월 15일 광복절 KBS에서 벌어진 일이 MBC에서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며 “대한민국 양대 공영방송이 극우 친일 방송의 역할을 한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겠나. 국민들이 MBC를 함께 지켜주고, KBS를 구원해 양대 공영방송이 극우 친일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국민의 방송인지 경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MBC 구성원은 KBS 동지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인들이 목숨 걸고 싸우겠다고 말씀하시는데, 혼자 싸우게 두면 진짜 목숨을 걸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민 KBS 사장은 이날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 '태극기 그래픽 오기'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사장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국민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집행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맡은 책임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며, 열심히 챙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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