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기미가요 방송' KBS 뉴스9는 어땠을까?

야외 스튜디오 광복절 특집 보도 '일본 패싱' 한강의 기적, 경제·문화 성장 6꼭지 달해 '광복절 경축식' 영상에 '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

2024-08-17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광복절 '일본 기미가요, '거꾸로 된 태극기 그래픽'을 송출한 KBS가 저녁 메인 뉴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부연하고 경제·문화 성장을 강조하는 리포트를 대거 배치했다. KBS 광복절 특집 보도는 일본 없는 광복절 경축사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은 셈이다.  

15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5일 KBS <뉴스9>은 광복절 기념 특집으로 스튜디오가 아닌 한강에서 방송을 진행했다. 박장범 앵커는 오프닝 멘트에서 “광복절을 맞아 저희는 지금 한강에 나와있다”며 “1차 한강의 기적이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룬 물질적 성장을 상징한다면 2차 한강의 기적은 한류 돌풍으로 세계를 매료시킨 한국 문화의 성장을 상징한다. 대한민국이 만들어 낸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우리 동포인 북한 주민들도 함께 누릴 역사적 순간을 기다려 본다”고 말했다. 

이날 <뉴스9>의 광복절 관련 보도는 전체 23꼭지(스포츠 뉴스 제외) 중 20꼭지에 달했다. 이 중 독립운동단체가 별도로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한 소식은 한 꼭지였다. 독립운동단체·야당이 ‘정부가 친일 기조를 보인다’고 비판한 것과 ‘야당이 광복절을 반쪽짜리로 만들었다’는 여당의 주장을 반반 섞었다. 

첫 꼭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후속으로 ‘8.15 통일 독트린’으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인터뷰와 남북한 경제 격차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또 ▲윤 대통령 부부 육영수 여사 참배 ▲일본 내각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광복절 회고 인터뷰 ▲기업의 독립운동가 AI 복원 ▲독립운동 상징 ‘안동 임청각’ 복원 등의 보도가 배치됐다.

15일 KBS '뉴스9' 보도

무엇보다 해방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과 문화 성장을 조명한 기사들이 6꼭지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삶과 문화의 중심지’…시민들과 함께해 온 한강 변천사> ▲<후진국에서 경제 규모 12위까지…땀으로 이룬 경제 성장> ▲<밥솥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후발주자의 반격> ▲<반세기 만에 세계 5대 자동차 강국 부상…이시각 울산> ▲<불빛 꺼지지 않는 수출기지, 이 시각 부산항> ▲<문화 수도 ‘대한민국’…세계가 주목한 ‘K-소프트파워’> 등이다. 

광복절 경축식 영상을 소개한 사회자는 “대한민국 영광의 순간마다 우리 국민과 함께했던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주제로 대한민국의 위대한 정신을 담았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UAE 300억 달러 투자 유치 ▲한미동맹 ▲자동차·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 등은 빠지지 않았다.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KBS 유튜브 중계영상 갈무리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는 11건의 광복절 관련 보도를 편성했다. 이 중 KBS ‘기미가요 방송’, 일본 사도광산, 독일 베를린 소녀상 철거 위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제헌국회 개원식 발언, 독도 현장 등의 보도가 포함됐다. 이밖에 MBC <뉴스데스크>는 ▲방송장악 청문회 ▲검찰 ‘김건희 디올백’ 수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논란 ▲폭염 ▲마약 위험 등을 보도했다.

SBS <8뉴스>의 광복절 관련 소식은 총 6꼭지였다. 폭염,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소식은 각각 2, 3꼭지였다. 미국 대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국 물가 하락, 중국 경기 침체 등 국제 뉴스와 난기류 사고, 물놀이 사고, 음주운전 추격 유튜버 위험성 등의 보도도 다뤄졌다.

한편 KBS <뉴스9>은 앵커 클로징 멘트에서 ‘기미가요 방송’ ‘태극기 그래픽 오사용’에 대해 사전에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지 못했고, 태극기의 좌우가 뒤바뀌어 방송되는 실수가 발생했다며 재차 사과했다.

박지원 앵커는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15일 0시 <KBS 중계석>은 일본의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오고, 등장인물이 ‘기모노’를 입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 같은 날 일기예보에 거꾸로 된 태극기 그래픽을 사용해 시청자들의 공분이 거세졌다.

KBS 시청자청원에 “광복절에 부끄럽지도 않나” “KBS는 수신료 반납하라” “일본 밀정 박민 KBS 사장은 사퇴하고 일본으로 가라” “광복절에 진짜 미친 건가, JBS로 이름 바꾸라” “광복절에 기미가요 트는 방송국을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 “왜 수신료를 내고 친일방송을 봐야 하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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