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광복절 기념사에 웬 "가짜뉴스 맞서 자유 가치 무장해야"

국회의장·야6당 불참 속 광복절 경축식 "가짜뉴스·사이비 지식인, 반자유·반통일 세력" "북한 인권 참상, 국제 사회에 정확히 알려야" 이종찬 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덮을 수 없다” “독립운동 폄훼하는 이들이 보수 참칭”

2024-08-15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어 나라와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 경축식에서 “자유 사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무서운 흉기”라며 “우리 국민이 자유의 가치와 책임의식으로 강하게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현안·방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부는 15일 오전 10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열었다. 같은 시간 광복회를 비롯한 56개 독립운동단체는 ‘뉴라이트 논란’이 제기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별도의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독립운동단체의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다"면서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자유를 향한 투쟁은 계속됐다. 1948년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제정해 이 땅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재헌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정신은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완전한 광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라며 “우리 앞에는 통일이라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다.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 땅으로 자유가 확장되고, 자유민주통일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이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자유 통일을 위한 과제로 ▲국민의 자유 통일 가치관·역량 강화 ▲북한 주민 자유 염원 변화 촉진 ▲국제사회와의 연대 등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이념 무장'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윤 대통령은 “질서와 규범을 무시하는 방종과 무책임을 자유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자유 사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허위 선동과 사회의 논리에 휘둘려서는 더더욱 안 된다.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짜 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이 됐고, 사이비 지식인은 가짜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해 기득권 이익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며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의 전략은 국민을 현혹하여 자유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부수는 것이다.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세력, 반통일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검은 선동세력에 맞서 자유의 가치 체계를 지켜내려면 우리 국민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하여 맞서 싸워야 한다”며 “자유는 투쟁으로 얻어내는 것이다.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의료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국민의 삶을 더 따뜻하게 살펴 검은 세력의 거짓 선동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자유의 가치와 책임의식으로 강하게 무장해야 한반도의 자유 통일을 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 참상을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며 “북한 인권 국제회의를 추진해서 북한 인권 담론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에 ‘남북 실무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해 나가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국제 한반도 포럼’을 창설해 동맹 및 우방국들과 자유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 야당은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이종찬 광복회장은 별도로 개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치며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에 전면 등장하고 있는데, 준엄하게 경고해야 한다”며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덮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광복회장은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건국절을 만들어 이승만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씌워주면 실로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돼 일제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무의미하고 허망하게 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 광복회장은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한다”며 “보수의 진정한 출발은 진실된 역사를 굳건히 받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C 유튜브 채널 기준으로 광복회가 주최한 ‘광복절 기념식’ 중계 영상 시청자 수(13000여 명)가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 시청자 수(2900여 명)보다 많았다. 타 지상파, 종편 유튜브 채널은 독립운동단체의 ‘광복절 기념식’을 중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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