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반환점 앞둔 윤 대통령에 전한 '골수 보수' 민심

'술만 먹는다며' '범죄자 이재명도 받아들일 각오' "여당에 뿌리도 없는데 아내만 감싸…자업자득" 세계일보 기자, 김건희·이진숙 논란에 "드라마보다 재밌어"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건희, 여당·검찰 활용 말고 대국민 사과를"

2024-08-02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 대통령은 술만 마신다'는 보수층 민심이 언론에 실렸다. 보수언론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의 핵심축은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로 명품백 수수·주가조작 의혹을 대하는 정부와 수사기관의 태도가 '웃음거리'로 서술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칼럼 <발밑 얼음 다 녹는 걸 모른 채… 尹대통령의 세 가지 착각>에서 윤 대통령과 측근들이 지금까지 기조대로 임기 후반기를 마치면 퇴임 후 '나라 바로잡기' 등 공적을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착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기자는 "임기 전반기처럼 후반기를 보낸다면 윤 대통령은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우려가 크다"며 "기억 속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대목들만 부각되고, 윤 대통령 본인은 국가비전과 국정철학조차 모호한 채 불통과 아마추어 이미지만 남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기자는 경남 의령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윤석열은 그렇게 술만 먹는다며?” “난 범죄자 이재명이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는 '골수 보수' 시골 노인분들의 대화를 전했다.  

이 대기자는 "밤늦게까지 보고서와 씨름하며 지낸다는 대통령으로선 억울하기 그지없겠지만 시중 민심은 이런 게 현실"이라며 그 결과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전당대회 압승이라고 했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한동훈 후보는 62.84%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친윤' 원희룡 후보는 18.85%, 나경원 후보 14.58%, 윤상현 후보는 3.73% 득표했다. 이 대기자는 "보수 주류에서 윤 대통령은 사실상 버림을 받은 것"이라며 "여당에 뿌리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만 감싸며 보수의 여망을 저버린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지난 2월7일 KBS 1TV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방송화면 갈무리

이 대기자는 "윤 정권의 또 하나의 착각은 국민을 쉽게 설득당하는 상대로 여긴다는 점"이라며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을 언급했다. 이 대기자는 "'매정하게 끊지 못해 아쉽다'는 KBS 대담 발언에 이어, '돌려주라 했는데 행정관이 깜빡했다'는 최근 설명, 김 여사 출장조사를 '현직 영부인 첫 조사'라고 의미부여하는 모습 등은 다 국민을 어수룩한 상대로 본 산물"이라며 "이런 해명들이 나올 때마다 상당수 보수층은 한숨을 내쉰다.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표현은 점잖은 것이고, 시중에서 도는 표현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나 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기자는 또 다른 윤 대통령의 착각으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고집을 꼽았다.

이어 이 대기자는 "좌파 세력의 극악스러움과 자금력 동원력은 최고점을 찍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사면초가를 극복할 길은 하나다. 임기 전반기와 정반대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에게 싫어하는 사람 얘기를 듣고, 반대하는 사람을 가까이 하고, 혼자 결정하지 말라고 제언했다. 

2일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 칼럼 갈무리 (빅카인즈)

같은 날 남정훈 세계일보 문화체육부 기자는 칼럼 <드라마보다 재밌는 ‘현실 정치’>에서 박경수 작가가 집필한 넷플릭스 정치 드라마 '돌풍'을 거론하며 "과거 박경수 작가의 작품을 볼 때보다는 그 재미가 다소 덜했다. (중략)지금의 현실 한국 정치가 ‘개그 콘서트’의 뺨치게 웃긴 상황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가 아닐까"라고 했다. 남 기자는 '웃음 포인트'로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주가조작 의혹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꼽았다.

남 기자는 "윤 대통령은 자신의 아내가 '박절하지 못해 돌려주지 못하고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대통령 직무수행 관련 선물도 아닌데 이를 대통령 기록물로 보관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더니 최근엔 김 여사는 돌려주라고 지시했는데, 행정관이 깜빡해 돌려주지 못했단다"라며 "여당은 선물을 건네준 최재영 목사를 공격하기에 바쁘다.(중략)나도 대통령이면 아내가 명품백을 원없이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남 기자는 김건희 씨가 최근 받은 검찰조사도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고 했다. 남 기자는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찰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은 ‘패싱’당했다. 조사하러 간 검사들은 휴대폰까지 제출했다"며 "검찰을 '콜검'이라 부르며 '김 여사가 조사받은 게 아니라 검찰이 조사당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건희 씨 법률대리인 최지우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 등이 휴대폰은 원격으로 폭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영부인을 대면할 때 반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폈다. 

남 기자는 "최근 나를 가장 웃음 짓게 한 것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라며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 요직에 이념적 편향이 심해도 너무 심한 인사를 후보자로 지명한 건 그렇다 쳐도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은 고개를 젓게 한다"고 했다. 

남 기자는 "자택 근처 빵집에서 새벽에 법인카드를 긁은 것도 업무용이라고 해명하더니 대전 유명 빵집인 '성심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 없다고 했는데, 곧바로 100만원 넘게 결제한 게 드러났다"며 "청문회가 이리 코미디 같으니 코미디 프로그램 시청률이 잘 안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진숙 위원장이 대전 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로 성심당에서 결제한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성심당 결제 논란은 '대전하면 성심당 아니겠나, 성심당에서 법인카드 사용했냐'는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 최형두 의원 질의로 불거졌다. 

지난달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간사가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성심당 결제 내역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MBC뉴스 유튜브 중계 갈무리)

중앙일보 강주안 논설위원은 김건희 씨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설치가 윤 정부 출범 2년 3개월 만에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관건은 김건희 씨의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라고 했다. 

강 논설위원은 2일 칼럼 <제2부속실이 맡아야 할 첫 임무>에서 "부활하는 제2부속실은 변죽만 울려온 김 여사의 사과가 제대로 이뤄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여당에 떠넘기지 말고, 검찰을 끌어들이지 않고 온전히 대통령실 책임으로 감당해야 옳다"고 했다. 

강 논설위원은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 착수가 야당이 아닌 여당 때문에 이뤄졌다는 민주당 측 의견에 공감한다며 "떠밀리듯 들어서는 제2부속실이 기대에 부응할까. 김 여사의 사과가 관건"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대표 후보가 제2부속실 설치 등으로 김건희 씨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강 논설위원은 검찰 조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김건희 씨 측 입장, 김건희-한동훈 사과 문자 논란 등을 두고 "한동훈·검찰 루트 활용"으로 김건희 씨가 사과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했다. 강 논설위원은 "국민에 대한 사과를 수사 검사에게 한 정무적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은 채 문자 공개로 논란만 키웠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2월 26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 논설위원은 김건희 씨 사과에 담길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내조 전념' 약속을 유지할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논설위원은 "지난 2월 명품백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김 여사가 남북관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며 "대선 전에 한 약속을 지키는 게 가장 좋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선거를 앞두고 내조만 하겠다고 말한 건 진심이 아니었다'고 고백하는 게 진솔한 사과일지 모른다"고 했다. 

강 논설위원은 "여당 총선 참패 직후 김 여사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신평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고 그 사실이 수신자를 통해 공개되는 낯선 정치 현상이 이젠 잦아들 시점이 됐다"고 당부했다. 

김건희 씨는 지난 2021년 12월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시 김건희 씨는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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