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문수 지명에 '대통령 보수유튜브만 봐' 소환
"108석 여당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야당 자극 오기 인사" 한국일보 "총선 참패에도 민의 역행 인사…심각한 이상징후" 김문수 옹호 나선 한국경제 "노동운동 주역에 대한 언어폭력"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중앙일보가 "대통령이 보수 유튜브만 본다"는 세간의 인식이 생기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이후에도 반복해 '극우적 이념 전사'를 임명하고 있다는 언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은 '노동운동 1세대'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자가 노동개혁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한국경제는 김 후보자의 극우적 발언에 대한 비판을 '어불성설·낙인찍기·언어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등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우리 사회에 고용노동계 현안이 산적한 이 시점에 노동 현장과 입법부·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김문수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 간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노조 혐오와 극우적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빚었다. 김 후보자의 대표적인 극우적 발언으로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는 자들은 물러가라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문재인 전 대통령은 확실한 김일성주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총살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김일성)에게 충성을 하고 있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노조 혐오 발언으로는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다 ▲화물연대가 하는 것은 북한에서 하는 것과 똑같다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다 등이 있다.
1일 중앙일보는 사설 <윤석열의 김문수 vs 슈뢰더의 하르츠>에서 "108석의 여당만으로는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도 야당을 자극하는 오기(傲氣)로 비칠 인사가 거듭되고 있다"며 "그러니 '대통령이 보수 유튜브만 본다'는 세간의 인식이 생긴 것"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자는 3선 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그간 균형잡히지 않은 과도한 강성 발언으로 구설에 자주 휘말렸다"며 "근로시간 개편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등 산적한 노동개혁 이슈는 하나같이 입법 과제들이다.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날 한국일보는 사설 <고용장관에 김문수... '불통' 재확인한 윤 대통령 인사>에서 "4·10 총선 참패 뒤 약속한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이념 편향적 인사를 반복해 등용하는 것은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윤 정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를 임명하고, 지난 2월 독립기념관 이사로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임명한 것을 거론했다. 김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우는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저자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동원에 대한 강제성을 부정한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이 소속된 곳이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논쟁적 사인이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후 '논쟁적 사안'이라는 발언은 취소했지만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진숙 위원장은 일본 자위대의 한국 진출, 식민지 근대화론이 담긴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지난 4월 총선 참패는 윤 대통령의 불통과 편 가르기식 국정운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총선 다음 날 윤 대통령이 '나부터 변하겠다'며 국정 쇄신을 약속한 이유"라며 "쇄신을 보여줄 상징적 수단은 인사다. 포용과 탕평은 고사하고 총선 민의에 역행하는 편 가르기식 인사를 반복하는 것은 심각한 이상징후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최악의 인사참사, ‘반노동’ 김문수가 노동장관이라니>에서 "윤 대통령은 행정부처 수장에 부적격 인사를 임명하고 전형적 회전문 인사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줘왔다"며 "김 후보자 지명은 그 연장선에 다름 아닐 뿐 아니라 그중에서도 최악의 인사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대부분 노동개혁 과제는 사회적 대화와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반노동·극우 인사를 노동부 장관에 앉히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오죽하면 지난해 여권 내에서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사퇴를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겠는가"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노동계 적대·불통한 김문수, 노동개혁 이끌 자격 없다>에서 "인사가 망사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고도의 통합력과 조정력이 필요한 이 일을 분열의 언어를 일삼는 김 내정자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과거 정권은 총선 등에서 참패하면 전면 개각으로 국정을 쇄신하는 시늉이라도 했다"며 "그러나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지, 마땅히 쓸 사람이 없는 건지 이 정부에선 그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 놓고 한번씩 찔끔 개각하면서 고르는 사람이 김 내정자 같은 인사들"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경제는 사설 <'노동운동 1세대' 김문수, 결자해지로 노동개혁 완성해야>에서 "야권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한국경제는 '극우 유튜버'(민주당), '비뚤어진 세계관'(조국혁신당), '반노동 인사'(민주노총) 등의 비판을 거론하며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결성을 주도하는 등 한국 노동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쓴 주역에 대한 부당한 낙인찍기이자 언어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는 "‘노동운동계 전설’로도 불리는 인물에 대한 매도는 스스로의 시대착오적 인식을 드러낼 뿐"이라며 "노동운동 맏형격인 김 후보가 소신과 논리를 넘어 반대편을 설득해 내는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기사 <노동운동가 출신 노동 장관, 노동 개혁 나선다>에서 "김 후보자는 경북고를 졸업하고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됐고,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며 "이후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계 중심에 섰다. 1985년 구로동맹 파업 이후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결성을 주도했고, 1990년부터는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지도위원으로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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