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차 KBS기자 "공영방송 본부장이 유흥주점에 그 많은 돈 쓸 일 없어"
'이진숙 사퇴 촉구 행동의 날' 선포…선전전-서명운동 돌입 "이진숙, 국가적 참사 책임 돌리기 만연해질 것"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19년 차 공영방송 기자가 최근 불거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법인카드 부당 사용 의혹’과 관련해 “공영방송 본부장이 그 많은 돈을 유흥주점과 골프연습장, 노래방에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도덕성 하나만으로도 이진숙 씨는 방통위원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90여 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2일 국회 앞에서 <이진숙 사퇴 촉구 행동의 날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서울지역 주요 지하철역에서 선전전, 피케팅 등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진숙 자진 사퇴’ 촉구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서 공웅조 언론노조 KBS본부 지역부본부장은 이 후보자가 MBC 부장·본부장 재직 시절인 2009~2015년 골프장·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방에서 1500만 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기자 생활 19년 차인데, 공영방송 본부장이 그 많은 돈을 유흥주점과 골프연습장에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공 부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김건희 씨가 명품백을 받은 게 당연한 것처럼 이진숙 같은 사람이 그렇게 돈을 쓰는 게 괜찮다고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도덕성 한 가지만으로 이진숙 씨는 방통위원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공 부본부장은 이 후보자가 과거 ‘KBS 본관을 박정희 컨벤센터로 만들자’는 SNS 댓글에 “멋진 생각”이라고 호응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KBS 로비에 그런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공영방송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미 한국 언론은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진숙이 들어오면, 이진숙과 같은 수준의 사람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중재도 거부하고, 이진숙이라는 사냥개를 앞세워 언론탄압을 계속하겠다는 선언을 했다”며 “이제 언론노동자, 시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반인권 인사에 맞서 싸우는 일뿐이다. 이진숙 임명을 저지하고 윤 정권의 방송장악에 구멍을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위원장은 정부·여당을 향해 “이진숙의 방통위원장 임명은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언론 자유의 헌법가치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인권·생존권을 부정하는 막장 인사에 대해 반드시 국민적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진숙의 극우적 인식은 개인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도 대통령이 국가적 참사에 음모론을 운운하는 현실인데, 이진숙이 방통위원장이 된다면 국가적 참사에 대한 이 정부의 책임 돌리기 사태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진숙이 공영방송 노동자를 앞장서서 탄압했던 과거는 현실이 될 것”이라며 “해직자와 징계자가 속출하고 펜과 마이크를 놓은 제작진이 수백 명에 이를 것이다. 이런 과거가 반복되는 것은 막아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내부 구성원들부터 더욱더 절실하게 싸워 반드시 이진숙 사퇴와 함께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 ▲이태원 참사 좌파언론 기획설 ▲좌파·우파 연예인 갈라치기 등 극우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최근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부정 사용' '노조 와해 공작 시도' 등의 의혹이 드러나 야당·언론·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 연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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