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진숙 인사청문회 연장 검토…왜

24, 25일 청문회 자료 제출 거부…"범죄적 인생 자인" 경향신문 "인사청문회 자체가 부적절한 인사"

2024-07-22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며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일정 연장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극우적 발언에 이어 최근 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 부정 사용' '노조 와해 공작 시도'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인사청문회에 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인사"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을 내어 “이 후보자의 청문 자료 제출 거부는 범죄적 인생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은 물론이고 필요하면 청문회 일정도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원내대변인이 전한 이 후보자가 제출을 거부한 자료는 ▲자녀 입시 및 학적 관련 기록 ▲2019년 이전 소득 내역 및 세금 납부·체납 내역 ▲인권침해 진정 피신청 내역 ▲항공기 이용 시 위탁수하물 현황 ▲가족 증여세·증여 내역 ▲가족 소유 건물 관계 법령 위반 현황 ▲가족 병적증명서 등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가 기밀사항도 안보 관련이 아니면 제출해야 하는데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를 붙여 자료 공개를 막고 있다”면서 “방통위원장 자리에 잠시 머물렀던 이동관, 김홍일 씨 역시 청문회 때 자료 제출 거부로 논란을 빚었는데, 그때는 상임위원장이 국민의힘 차지였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엔 다르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들과 이진숙 씨의 자료 제출 거부, 국회 무시 행태를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MBC 재직 시절 호텔·골프장·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방 등에 수천만 원대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향신문 단독 기사 <이진숙, 골프장·유흥주점 등서 MBC 법카로 1500만원 썼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MBC 부장·본부장 재직 시절인 2009~2015년 골프장·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방에서 1500만 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이 후보자는 2010~2012년 MBC 기획조정실 정책협력부장·홍보국장·기획홍보본부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총 528만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구체적으로 ▲실외 골프장 231만 원(3회) ▲유흥주점 86만 원(3회) ▲단란주점 160만 원(3회) ▲노래방 50만 원(3회) 등이다.

2014년 보도본부장이 된 이후에는 실외 골프장에서 총 9회에 걸쳐 1007만 원, 유흥주점에서 13만 원을 결제했다. 이 후보자는 경향신문에 “법적으로는 단란주점, 유흥주점, 노래방 등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식당의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모두 회사 업무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19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9년부터 2015년 2월까지 호텔에 법인카드로 5920만 원(216건)을 지불했으며 이 중 특급호텔에서만 5000여만 원(152건)을 결제했다. 특히 여의도 63빌딩 고급 식당가에서 총 7500만 원을 법인카드로 지출했다. 

[단독] 이진숙, 대전MBC 사장 때 서울 집 근처서 법인카드 87건 사용 (2024.07.19/뉴스데스크/MBC)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 재직 3년간 업무추진비와 접대비 명목으로 총 1억 4000여만 원을 사용했는데, 서울 대치동 자택 반경 5km 이내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만 1600만 원(87건)에 달했다. 이 후보자는 2018년 1월 자신의 해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사임서를 제출해 퇴직금으로 1억 8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후보자는 “자택에서 반경 5km는 강남, 서초, 송파구 일대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강남의 주요 도심을 포함하는 지역”이라며 “법인카드를 MBC 임원 처우 기준에 따라 배정된 한도 내에서 내부 규정에 맞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후보자는 2012년 기획홍보본부장 시절 온라인 매체를 통한 ‘노조 와해 공작’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겨레,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시사인, 오마이뉴스 5개 언론사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2년 MBC 파업 당시 위키트리 대표에게 MBC 노조를 공격하는 SNS 여론전을 요청하는 금전 계약을 맺었다. 당시 위키트리 대표는 공동취재단에 “(MBC가) 무리한 요구를 해 중도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22일 경향신문은 사설 <노조 비방하려 인터넷언론과 공작 시도한 방통위원장 후보>에서 “(이 후보자는) 적대적 노동관과 극우적 행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데다 공작 시도까지 드러났다. 과도한 골프장 결제 등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도 불거졌다”며 “인식 편향은 물론 준법의식조차 의심스러운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그래도 임명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공영방송을 ‘친윤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의도 외엔 달리 이해할 수 없다"며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은 자진 사퇴든, 지명 철회든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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