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그리는 '장밋빛' 7월 1일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

경영진, 이사회에 '수신료 분리고지 준비사항' 보고 "KBS가 직접 수신료 고지하고 징수하는 비율은 2%에 불과" 2024년 수신료 수입 5800억 원 전망…올해 초 전망치 웃돌아 이사들, '미납자 과거보다 늘어날 것 아닌가' '대책 없다' 한목소리

2024-06-20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경영진이 다음 달 1일 수신료 분리징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과 관련해 직접 징수 대상이 전체 TV수상기 보유자의 2%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경영진은 올해 수신료 수입과 추가 징수 비용을 각각 5800억 원, 400~800억 원으로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경영진이 전망한 4307억 원의 수신료 수입을 웃돈다. KBS 이사회는 수신료 체납자들에 대한 수납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KBS 이사회 (사진=KBS)

조봉호 경영본부장은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수신료 분리고지 준비사항>에 대해 보고했다. 조 본부장은 다음 달 1일 분리고지가 시행되며 10일부터 실제 분리고지서가 납부자에게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참석한 박민 사장은 불참했다.

조 본부장은 등록된 수상기의 98%가 한전이 수신료를 고지하고 수납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신료 고지 방법은 전기요금 고지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한전이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낼 때 수신료 고지서를 별도로 청구하는 방식이다. 43.6%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관리비와 통합돼 수신료가 납부된다. 현재 KBS는 한전·대학주택관리사협회(대주관) 등과 수신료 징수 비용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 본부장은 KBS가 직접 수신료를 고지하고 징수에 나서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즉 수신료 체납률이 2%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KBS가 징수하는 수신료 수납 방식은 지로 납부이며 단계적으로 자동이체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비용은 우편 지로 고시서 400원, 이메일 80원, 모바일 60원, 자동이체 40원, 계좌이체 40원, 신용카드 대납 34원, 은행 200원 등이다.

조 본부장은 “한전과 위탁 계약 변경 체결 및 자동이체 승계와 관련해 계약의 기본 요건은 유지하고 6월 중 원만한 계약 변경 체결을 목표로 실무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한전 및 금융사에 설득과 협조를 유도해 전기요금 자동이체 납부자 약 650만 가구에 대한 수신료 자동이체 승계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본부장은 “분리고지 연착륙을 위해 수상기 등록 및 수신료 징수 업무 과정의 주민번호 수집 활용·근거 신설 등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협의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사들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체납가구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요 이사는 “수신료 분리고지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수신료 미납자들이 과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신료를 내지 않은 가구에 대해 구속력 있는 방법은 별로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근 이사는 “KBS가 직접 고지하고 징수하는 비율이 2% 정도라고 하는데, 이 예측이 늘 것 아닌가"라며 "아마 틀림없이 여러 가지 벽에 부딪힐 것인데, 이 수치보다 크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이사는 “수신료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수신료를 내게 하려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은수 이사도 “수신료 미납부자들을 독촉해도 납부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 텐데, 미납액이 뭉뚱그려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는지, 어떻게 대비하려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기 소유자가 수신료를 체납할 경우 미납액의 3%(월 2500원 기준으로 70원)가 부과되나 이를 강제로 집행할 수 있는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수신료 협상, 올해 수신료 추정치 등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경영진의 세부 내역 보고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올해 약 5800억 원의 수신료 수입을 추정치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추가 징수 비용으로 400억~800억 원가량을 예상했다고 한다. 다만 경영진은 ‘체납자에 대한 수납 방안’과 관련해 체납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밝혔으나 체납된 수신료를 실질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수신료 수입은 당초 KBS 경영진이 내놨던 예측보다 웃도는 수치다. 지난 1월 KBS는 2024년도 종합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지난해 7020억 원이었던 수신료 수익이 2613억 원(37.2%) 감소한 4307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신료 수입 감소 전망치는 비관적 계산(50% 감소)과 낙관적 계산(20% 감소)의 중간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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