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에 '영부인께 300만원 엿 선물 가능' 문의 쇄도
반부패 총괄기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종결' 후폭풍 "외국인이 사모님께 선물하고 싶어해" "빵도 돌려보내왔는데..." 민주당 "'건희위원회' 운영 예산, 김건희에 청구하라"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홈페이지에 '공직자 배우자에게 300만 원짜리 선물을 하려 하는데 문제없냐'는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문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를 제재할 수 없다는 권익위에 대한 일종의 조롱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익위 운영예산 삭감 가능성을 내비쳤다. '건희위원회'라는 조롱을 받는 권익위는 김건희 씨에게 예산을 청구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권익위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종결' 긴급브리핑을 실시한 이후 권익위 홈페이지 '청탁금지법 질의응답' 게시판에는 조롱글이 쇄도하고 있다. '조그마한 명품백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대통령 부인께 300만 원 상당의 우리 전통의 엿을 선물 드려도 문제가 되지 않을지 문의드립니다', '고위공직자 부인에게 선물주고 청탁해도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지인이 검은머리 외국인인데 한국 고위공무원 사모님께 선물하고 싶다고 합니다' 등의 내용이다.
공직자로서 이제껏 청탁금지법을 철저하게 준수해왔는데 이제는 받아도 되는 거냐는 문의글도 눈에 띈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남편이 교육공무원인데 그동안 학생들한테 선물 한 개도 안 받았다"며 "이제부터 배우자인 제가 받으면 되는 건가. 물론 학생들이 뭘 바라는 건 아니고 순수한 마음에 선물하는 것일 텐데 영부인이 받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안받은 게 억울해졌다. (중략)혹시 학생들 국적을 확인하고 받아야 하나?"고 했다.
자신을 공공기관 직원이라고 밝힌 게시글 작성자는 "고객이 너무 감동해서, 적극행정에 행복해서 빵이라도 직원들과 나눠먹으라고 사오셔도 돌려보낸다. 앞으로는 무엇이든 299만 원 정도 받아도 되냐"며 "꼭 받을 테니 나도 똑같이 대처해달라. 믿는다"고 했다.
권익위 유철환 위원장과 정승윤 부위원장 배우자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싶다는 글도 있다. 또 다른 게시글 작성자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르게 드리면 되는 건가.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박절하지 못해 받으신 거라고 하면 아무 문제 없나"라며 "직접 주는 것보다는 외국인 국적 친구를 통해 주는 것이 두 분께 피해가 없겠나.(중략)혹시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익위는 현재까지 관련 문의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의 청탁금지법 해석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수수한 명품백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어 윤 대통령에게는 신고할 의무가 없다. 명품백이 윤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물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외국인(재미교포)이기 때문에 이는 '대통령기록물'이 된다는 것이 정승윤 부위원장의 주장이다. 정승윤 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이러나 저러나 신고의무가 없는 사건"이라고 했다.
대통령기록물법상 국고로 귀속되는 대통령 선물은 직무수행에 관련된 것,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는 것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명품백이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냐'는 비판이 일었다. 정승윤 부위원장 주장에 따르면, 대통령 배우자는 외국인이 주는 선물은 무엇이든 받아도 된다.
19일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권익위가 아닌 '건희위' 예산은 이제 여사님께 직접 청구하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김건희 여사 무혐의 종결 결정 이후 권익위 게시판은 전 국민 풍자와 해학의 장이 됐다. '영부인 권익' 지키느라 만신창이가 된 권익위의 꼴이 뭔가"라며 "여사 하나 지키려고 국민을 우롱했다면 권익위는 국민이 아니라 여사님을 위한 기관일 것이다. 여사님 방탄용 '건희위' 운영 예산은 그러므로 이제 여사님께 직접 청구하라"고 했다.
이어 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21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며 "또다시 불출석이나 무응답으로 대응한다면 국회법에 따른 현장 조사와 청문회가 잇따를 것임을 명심하라"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