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 구성원 "일터에 '윤석열 전사' 안 돼"

사장 공모에 민영삼 등 3명 지원…14일 면접 심사 코바코지부 "민영삼의 피아식별 기준은 오로지 윤석열" "보수 매체에 공익광고 쏟아질 수도…벌써부터 지옥도"

2024-06-13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구성원들이 사장 공모에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지원한 것을 두고 “신성한 일터에 윤석열의 전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13일 미디어스 취재에 따르면 코바코 사장 공모에 민영삼 원장을 포함해 3명이 지원했다. 코바코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추위는 14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임추위는 3~5배수의 사장 후보를 추천하고 방통위원장은 코바코 대주주인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과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친 후보 가운데 1인을 임명한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지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업계에서는 벌써 사장으로 특정인이 낙점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다름아닌 정치 낭인이자 막말 유튜버인 민 모씨”이라고 비판했다. 코바코지부가 거론한 민 씨는 민영삼 원장이다.

코바코지부는 “그에게 경영이나 미디어 관련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그가 원장으로 있다는 연구원은 개인과세사업자에 불과하고,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주요 이력 첫 줄에 내세운 유튜브 채널에서 그는 진행자에 불과하다. 제대로 경영을 해본적도 미디어 관련 전문성도 쌓은 적 없는데 이는 지원 자격 세 번째인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의 부재’와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코바코 사장 지원자격은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을 갖출 것 ▲경영 및 방송․광고 관련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갖출 것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을 갖출 것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갖출 것 등이다.

코바코지부는 “이 모든 결점을 무색하게 할 만한 것이 바로 조직의 수장이 갖춰야 할 시대의 상식과 품위가 결여됐다는 점”이라면서 민 원장의 과거 발언을 소환했다. 민 원장은 지난 2017년 1월 말 한 종편 채널에 출연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자가 잘해봤자 본전” “현모양처 쪽보다는 속된 말로 설친다”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또 민 원장은 2020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세월호 참사를 두고 대통령이 막을 수 없는 ’해상사고‘라고 주장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인재라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KOBACO 코바코 [연합뉴스TV 제공]

민 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에 대해 ‘김건희 여사를 모독한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보수 유튜브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인격모독이고, 말살"이라며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이건 너무나도 허황된 비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코바코지부는 “그의 인식이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상식과 동떨어졌을뿐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혐오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그는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자신의 이념으로 삼아 이념투쟁의 최선봉에 섰다. 2023년 전당대회에서 이준석계 후보를 마약에 빗대기도 했는데 그에게 있어 피아식별 기준은 오로지 윤석열”이라고 꼬집었다. 

코바코지부는 “그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내놓은 공역을 보면 첫 번째가 가짜뉴스 타파, 두 번째가 좌파 타파, 특히 언론노조 타파”라며 “윤석열 정부에 해가 된다면 그게 가짜뉴스이고, 좌파의 공작인 것”이라고 전했다.

코바코지부는 “공사 창설 이래 43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지옥도가 그려진다”면서 “공사가 대행하는 매체의 보도에 가짜뉴스라는 잣대를 들이대 이를 근거로 광고 판매 물량을 의도적으로 축소시킬 수 있고, 보수 매체에 막대한 공익광고 집행이 쏟아질 수 있다. 공사의 존재 의의는 없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바코는 이념 투쟁의 장이 아니다. 한결같이 공정성과 무정파성을 신념으로 삼아왔고, 이를 토대로 방송사에게 방송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며 "신성한 일터에 윤석열의 전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바코지부는 “아무리 목이 말라도 바닷물을 먹을 수는 없다. 아무리 사람이 없다 해도 정치 낭인, 막말 유튜버를 사장 후보로 추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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