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막말' 고성국, 수신료로 출연료 받는 게 가당키나한가"
보수 유튜버 고성국, 20일부터 KBS '전격시사' 진행 박진현 시사제작국장, 일방 결정…제작진 사후 의견 청취 언론노조 KBS본부 "특정 진영 대변 앞장선 고성국 선임 파기하라" "힘 가진 누군가 아니고서야 전방위적 MC 선정 문제 불거질 수 있나"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구성원들이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의 라디오 진행자 발탁에 대해 “수신료 관련 막말을 수차례 했던 고 씨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출연료를 받아 가는 게 가당키나한가”라고 규탄했다.
KBS는 16일 오전 “올해 초부터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일부를 보도본부로 이관한 KBS는 라디오 진행자에도 변화를 주었다”면서 오는 20일부터 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을 고성국 씨가 맡는다고 전했다.
아시아투데이 주필을 맡고 있는 고성국 씨는 보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고성국TV>는 <국민의힘, 대통령과 함께 해야 살 수 있다> <자유우파 정치승리의 디딤돌, 윤 대통령 기자회견-추경호 당선> 등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또 <KBS 망하기전에 퇴직금부터 챙기려는 분위기가 있다> <KBS 시청료를 고성국TV로> <용역회사 동원해 수신료 징수하는 KBS> 등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된 영상을 여러 차례 올렸다. 고 씨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국민 96% 찬성> 영상에서 “(수신료를)한전 전기료에 갖다 붙여서 하는 현재 징수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 빠른 시간 안에 분리징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고성국 씨의 진행자 발탁을 주도한 것은 박진현 시사제작국장이다. 박 국장은 고 씨를 진행자로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제작진에게 사후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 장한식 보도본부장과 논의를 거쳐 고 씨를 진행자로 최종 낙점했다. 박 국장이 밝힌 고 씨의 진행자 선정 이유는 화제성 때문이라고 한다. 박민 사장 체제 이후 진행자 물갈이로 하락한 청취율을 고 씨의 화제성으로 타개하겠다는 얘기로 판단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고 씨가 가지고 있는 화제성이라는 것이 과연 KBS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화제성인가”라면서 “고 씨가 지난 대선, 총선 과정에서 보인 편파성과 대통령 편들기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고 씨는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라디오 진행자로 낙점됐다가 정치 편향성 등 자질 문제가 제기돼 잇따라 하차한 바 있지 않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KBS본부는 “고 씨가 그동안 KBS와 관련해 해왔던 발언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수차례 KBS 관련 악의적 발언을 일삼아 왔다. 이 가운데 이영풍 씨 등과 함께 수신료 관련 언급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수신료와 관련해 수차례 막말을 했던 고 씨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출연료를 받아 가는 게 가당키나한가”라면서 “박진현 국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고성국 씨가 진행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인가, KBS 라디오를 특정 정치 세력에게 바치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본부는 “이번 고 씨 진행자 선정이 과연 박진현 국장 본인의 결정인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내외부의 힘을 가진 누군가가 KBS에 자신들의 색깔을 칠하려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MC 선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가”라면서 최근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일방 교체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진행자 논란을 거론했다.
KBS본부는 “특정 진영을 의견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고, KBS의 수신료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는 고성국 씨의 라디오 진행자 선임을 즉각 파기하라”면서 “KBS 프로그램에 특정 정치 색채를 입히려는 내외부 시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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