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사저널 그날' 컴백 물거품되나
제작본부장,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 해산·폐지 통보 "낙하산 MC 꽂으려다 프로그램 없애버린 것" 이제원, ‘세월호 10주기 다큐’ 제작 중단시켜
[미디어스=안현우 기자] KBS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번에는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에 대해 해산을 통보, 사실상 폐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 본부장은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을 중단시킨 바 있다.
<역사저널 그날> PD들은 낙하산 MC를 꽂으려다가 무산되자,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2013년 10월 26일 첫 방송된 <역사저널 그날>은 대표적인 역사 프로그램으로 지난 2월 11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었다.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13일 “이제원 제작본부장은 <역사저널 그날> 폐지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기명 성명을 발표하고 “불과 얼마 전 내홍을 겪었던 <역사저널 그날>팀에 또 한 번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4월 30일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 앞둔 25일 저녁 이제원 본부장이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전 KBS 아나운서 조수빈 씨를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 당시 제작진은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을 끝낸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프로그램이기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제작진은 "조수빈 씨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2023년 4월~2023년 9월)이자 백선엽 장군 기념사업회 현직 이사이며 채널A 메인 뉴스 앵커를 거쳐 현재 TV조선 시사프로 MC"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제원 본부장이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KBS 편성규약으로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방송법 4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조항은 “방송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취재 및 제작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BS 편성규약 6조(취재 및 제작 책임자의 권한과 의무)는 취재 및 제작 책임자에 대해 ▲실무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여 창의적인 취재 및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구체적인 취재 및 제작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방송의 적합성 판단 및 수정과 관련하여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해야 한다 ▲실무자의 취재 및 제작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작진은 “녹화가 보류되고 있는 사이 조수빈 씨는 5월 8일 저녁 스스로 프로그램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면서 “이에 제작진은 다시 프로그램을 재개하자며 간곡히 호소했지만 이제원 본부장은 '조직의 기강이 흔들렸으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대며 잠정적 폐지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직접 사장에게 편지글을 올렸고, 부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다. 이 상황이 외부에 알려져 프로그램에 불필요한 악영향을 미칠까, 제작진은 속으로만 앓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면서 "하지만 이제원 본부장은 자신의 독단적인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 사태를 알고 있는 박민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또한 폭탄 돌리기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10년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역사프로그램의 재단장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무책임하게 망가뜨리려 하는 이제원 제작본부장과 책임을 회피하는 박민 사장은 당장 <역사저널 그날> 폐지를 철회하고 정상화에 나설 것을 제작진은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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