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 논란 류희림, 3박5일 중 공식 일정은 3시간 반

야권 방심위원 "구글 면담 메일 3주 전에 주고받아…회의 논의 없어" 류희림 “놀러 갈 것 같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겠나” 항변 무색

2024-05-08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퇴임 전 ‘외유성 출장’ 논란이 제기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미국 출장 공식 일정이 3시간 30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겨레 기사 <[단독] 류희림, 임기종료 앞 ‘미국 출장’ 급조 의혹…공식일정 ‘3시간30분’>에 따르면 류희림 위원장은 오는 14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류 위원장은 14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가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류 위원장을 비롯해 국제협력단장 등 직원 4명이 동행하며 해당 출장에 책정된 예산은 약 2870만 원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에 “방심위를 ‘방송장악기구’로 만든 류 위원장이 통신심의 국제협력을 빙자해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를 추진한 위원장과 방심위 사무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류 위원장의 해외 출장 공식 업무는 ▲15일 구글 마컴 에릭슨 정부·공공정책 부사장 면담(오후 12시30분~2시30분) ▲16일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 미셀.C들롱 최고경영자 면담(오전9시30분~11시) 등이다. 3박 5일 일정에서 공식 업무는 3시간 30분에 불과하다. 한겨레는 “방통심의위는 출장 목적으로 ‘해외 불법정보·디지털성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국외 협력 강화’를 밝혔으나 구체적인 의제는 나와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류 위원장이 임기 말 무리하게 출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류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 22일까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위원장의 국외 출장은 9차례에 불과하다. 또 이들 출장 대부분 임기 중반에 이뤄졌다. 3기 방통심의위 박효종 위원장이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두고 출장 간 사례가 한 번 있다고 한다.

야권 추천 김유진 방통심의위원은 한겨레에 “사무처를 통해 확인해보니 구글과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 3주 전인 지난달 17일이다.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봐도 시간·장소 약속을 잡는 내용뿐이고 회의 아젠다 등 업무 내용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류 위원장이 5월 중순 미국 출장 계획을 급하게 잡았다며 “위원장이 참석해야 하는 그럴듯한 회의 하나 없다. 이것이 ‘외유성’ 아니면 뭐냐”고 따져 물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류 위원장은 민원사주 의혹 등 위반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하는 인물”이라며 “혹시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의 출국이 부디 ‘도피성’이 아니길 바란다. 류 위원장은 자리를 지키고 성실히 조사에 권익위 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방통심의위는 보도자료를 내어 “이틀 연휴까지 낀 3박5일의 ‘일하는’ 출장”이라면서 "이번 출장은 지난해 9월 구글 본사 부사장과의 업무 협의 내용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된 일정으로 연초 업무운영계획 및 국외 출장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관련 지적이 나오자 “14일은 방통심의위 창립기념일 휴일이고, 15일은 석가탄신일이고 목요일, 금요일(16, 17일) 이틀”이라며 “놀러 갈 것 같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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