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대기자 "국민이 '탈탈 털었다' 할 정도로 김건희 수사해야"

보수언론, "국정방향 옳다" 위기의식 없는 윤 대통령 직격 공정이미지 회복할 유일한 방법으로 '김건희 사법처리' 제시 "'윤 대통령 안 변해' '김건희 SNS 재개 가능성' 듣고 귀를 의심" 조선일보 논설주간 "김건희 특검, 부결시켜도 차기 정권서 재수사 불가피"

2024-04-19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국정방향은 옳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무총리·비서실장 인선 과정에 '비선 라인' 개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통령 부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냐'는 보수언론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엄혹한 검찰 수사가 보수진영 출구전략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겨레는 18일 윤 대통령이 총선이 끝난 뒤 일부 국민의힘 당선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방향은 옳다"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 '총선 참패에도 변한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통화한 한 국민의힘 당선자는 한겨레에 "대통령은 '국정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소통에는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선자도 "윤 대통령이 국정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통을 지적하니 그 부분에서 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더라"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영남지역 한 당선자는 한겨레에 "국민 의견도 듣고 낮은 자세로 가야지, 나만 옳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가령 의대 정원 증원 문제도 소통하고 풀어야 하지 않냐. 이러다 더 큰 역풍을 맞는다"고 했다. 또 다른 당선자도 "국정 운영 기조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 지금 기조를 유지하면 더욱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재건의 길' 세미나에서는 '국정방향은 옳다'는 국민의힘 당선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윤상현 당선자(인천 동구미추홀구을)는 "지금 다 대통령 책임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것에 대해 좀 항거하고자 한다. 이게 왜 대통령만의 책임이냐"며 "방향은 옳았다. 외교 참 잘했고 내치의 방향도 옳았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당이 '영남중심당'이 된 것이 핵심 문제였다고 했다. 김용태 당선자(경기 포천·가평) 역시 "국정운영은 대체로 맞았다"며 "운영방식에서 거칠었던 점이 있었다"고 했다. 

19일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김건희 여사 엄정한 사법처리만이 尹정권 살길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해당 칼럼에는 총선 참패의 원인을 당에서 찾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담겨 있다. 

이 대기자는 여권 인사들에게 '윤 대통령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김건희 여사가 SNS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등의 얘기를 들었다며 "'수많은 보수지지자들이 울분과 절망감을 겪고 있는데 정작 대통령 부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건가?…' 귀를 의심하면서, 그들이 잘못 관측한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들의 관측이 올았음을 보여주는 일들이 이어졌다"고 했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이 별로 변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16일 국무회의 발언에 이어, 17일 새벽엔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설 파동이 비선라인의 활동재개를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비선라인'을 대통령 부부 측근 인사들로 지목하는 보도를 이어왔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의 원인이 한동훈 대표와 당의 잘못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공천 개입을 자제하는 등 당을 위해 '그렇게 해줬는데도' 선거를 망쳤다는 것"이라며 "부정확한 인식이다. 참패의 원인은 99% 대통령이 제공했다"고 했다. 이 대기자는 "부인을 감싸고 돌며 사과마저 거부하고, 오만과 불통 이미지를 끊임없이 각인시켜준 결과"라고 했다. 

4월 19일 이기홍 동아일보 대기자 칼럼 갈무리

그러면서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이 권위와 신뢰를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김건희 씨에 대한 엄혹한 사법처리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의 경쟁력인 '공정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김건희 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대기자는 검찰이 국민 입에서 "탈탈 털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김건희 씨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대기자는 김건희 씨를 향한 엄혹한 수사와 재판이 이뤄져야 윤 대통령이 특검 국면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여당 내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처가에 대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다른 선택 대안이 없다"고 했다. 

또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 리더십의 근본적 문제로 '권위의식'을 꼽으면서 대통령실 주변에서 나오는 평가를 나열했다. "대통령이 ‘컨보이’(convoy·경호차 행렬)를 너무 좋아한다",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간다'의 줄임말.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의 이름) 등이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이 ‘여태 103석으로도 꾸려왔고 이제 108석인데 여태 해왔듯 밀고 가면 되지 뭐가 문제냐’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윤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다면 차기 대선에서 국민들의 마음이 좌파로 기울 것이라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은 칼럼 <108석 참패보다 받아들이는 자세가 문제다>에서 "이번 총선을 전후한 여당 의석은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윤 대통령과 친윤은 여태까지 해옸던 방식대로 밀고 나가도 별문제 없다고 여기는 분위기"라며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다. 대통령 취임 때 물려받은 여소야대와 대통령 총선 패배로 자초한 여소야대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했다. 김 논설주간은 "자신의 허약해진 몸 상태를 인식 못 하고 헬스장에서 무거운 덤벨을 들어 올리려다 큰 탈이 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여권의 현 상태를 진단했다. 

김 논설주간도 현 정권 임기 내에서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썼다. 김 논설주간은 192석 범야권의 핵심 과녁은 '김건희 특검법'이라며 "현 정권과 차기 정권, 김 여사는 어느 쪽에서 더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을까"라고 했다. 김 논설주간은 "만약 집권당 일부가 수용 쪽으로 돌아서면서 재의결을 통과하면 당정 관계는 파탄 상태로 돌입한다"며 "8석 여유의 안전판이 특검법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 당연히 민심은 들끓고 다음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은 재수사를 약속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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