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대통령경호처 억대 '홍보 행사 계획' 철회

총선 이튿날, '경호활동 소개 행사 용역' 취소 공고 대통령실, 1억 4000만원 경호활동 홍보 행사 기획 '입틀막' 카이스트 졸업생, 경호처 행사 헌법소원

2024-04-12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호활동 홍보 행사’를 기획했던 대통령경호처가 총선 직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R&D 예산 복원’을 외치다 ‘입틀막’ 당해 끌려 나간 카이스트 졸업생은 해당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지난 2월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연합뉴스)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경호활동 소개 행사 용역’ 입찰이 11일 취소됐다. 조달청은 “수요기관 요청에 의하여 취소공고 한다”고 밝혔다. 해당 용역은 대통령경호처가 신청했다. 

같은 날 오전 총선에서 야권의 압승이 확인되자 입찰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은 총 192석을 획득했고, 여권은 108석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위성정당 포함)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진보당 각각 1석이다.

앞서 경호처가 게재한 ‘경호활동 소개 행사 용역’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경호처는 ‘첨단 과학 경호’를 주제로 경호활동 홍보 행사를 5월 중 대통령실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기획했다. 

경호처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 경호전문기관의 면모를 확고히 하고 대통령의 절대 안전을 보장하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돌봄의 경호, 개방의 경호를 알리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관계기관 및 경호부대 100명, 경호공무원 등 100명 등이 참석하고, 행사에서 ‘경호활동소개’ ‘경호처 운용장비 시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행사 예산은 1억 4000만 원이다. 이 같은 대통령 경호 활동 관련 행사는 16년여 만이라고 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 앞에서 ‘R&D 예산 복원’을 외치다 끌려나간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 씨(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는 신체·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신 씨는 지난 2월 열린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윤 대통령의 축사 중 '부자 감세 철회‘와 ’R&D 예산 복원‘을 외쳤다. 그러자 경호처는 신 씨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쫓아냈다. 

신 씨는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에서 경호처가 해당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경호처의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은 사람들을 '입틀막' 시킨 법과 절차가 무엇인지 떳떳하게 밝히는 것, 그리고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윤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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