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노조, 신동호 이사 임명에 "EBS가 부적격 퇴직자 놀이터냐"

"이동관, 끝 모르는 인사 전횡으로 EBS 쑥대밭"

2023-10-19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EBS 구성원들이 “EBS는 KBS, MBC에서 해임되고 퇴사한 원로들의 집합소도, 온갖 부적격 퇴직자들을 위한 놀이터도 아니다”라며 신동호 보궐이사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를 EBS 보궐이사로 임명했다. 신 보궐이사는 MBC 아나운서 국장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아나운서에게 인사 불이익을 줘 ‘정직 6개월’을 받았다. 법원은 징계무효소송에서 MBC의 '징계권 남용’이라고 판단했지만 특정 아나운서를 부당전보했다는 징계사유는 인정됐다.

신 보궐이사는 2020년 MBC를 퇴사한 직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 나섰으나 후순위를 받았다. 이후 미래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다.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사진=MBC)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19일 성명을 내어 “강규형, 최기화도 모자라 이번 신동호 보궐이사 임명까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끝을 모르는 인사 전횡을 통해 EBS를 쑥대밭으로 만들 셈인가”라고 규탄했다. 

EBS지부는 “한 달에 한 번씩 공영방송에서 불명예 퇴진한 자들을 EBS 요직으로 보내는 방통위의 저의는 무엇이며, 왜 자꾸 EBS를 정치 쟁점의 중심으로 만들려 하냐"며 "방통위는 부적격 인사를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임무도 하지 않았다. 결국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밥 먹듯 훼손해온 자들이 EBS에 입성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EBS 감사에 선임된 최기화 전 MBC 보도국장은 최근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8월에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으로 해임된 강규형 전 KBS 이사가 보궐이사로 임명됐다.

EBS지부는 “생존의 기로에 놓인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방통위는 정치적 편향성, 그리고 자질 부족으로 얼룩진 인사를 통해 EBS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EBS를 망치고 좀먹는 자들을 단 한순간도 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반드시 명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지부는 “부적격 인사 신동호 씨의 보궐이사 임명을 철회하고,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제대로 검증해 보궐이사에 재임명하라. 강규형 보궐이사, 최기화 감사 역시 자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EBS지부는 “언론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짓밟아온 자들이 EBS를 방통위의 숙주로 만들어 파괴하는 것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방통위는 불법을 용인하고 획책하는 규제기관으로 대한민국 언론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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