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로이터저널리즘' 보고서 'MBC 신뢰도 1위' 삭제
"MBC 신뢰도 유의미한 증가세 보였다" 번역·인용 안해 경향신문 "한국 언론 비판점 주로 다뤄…원문 보고서보다 길었다"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영국 ‘로이터저널리즘’ 보고서 번역본에서 “MBC가 국내 언론사 중 신뢰도가 가장 높다”는 내용을 편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경향신문 기사 <[단독] 언론진흥재단 ‘MBC 신뢰도 1위’ 英 언론보고서 번역하며 들어냈다>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 옥스포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 보고서를 발간했다. 언론재단은 지난달 한국어 번역본을 출간했다.
원문 보고서는 “가장 신뢰받는 개별 뉴스 브랜드는 한국의 공영 방송사인 MBC로 지난해 대비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며 “YTN·KBS·SBS·JTBC 순으로 주요 방송사들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주요 신문사들은 신뢰도가 낮았다”고 전했다. MBC는 조사 대상 15개 매체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매체별 신뢰도는 MBC 58%, KBS·YTN 55%, SBS 53%, JTBC 52%, 연합뉴스TV 48%, 한겨레 40%, 채널A·MBN 39%, 경향신문 37%, TV조선·중앙일보 36%, 동아일보 35%, 조선일보 33% 순이다. 가장 신뢰하지 않는 매체는 40%의 응답률을 기록한 조선일보다. 이어 TV조선 39%, 동아일보 34%, 채널A·중앙일보 32%, 한겨레 28%, MBN 27%, 순이다.
그러나 언론재단은 해당 문단을 통째로 싣지 않았다. 주요 방송사들의 신뢰도가 높았다는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반면 타 국가의 언론사별 신뢰도는 전했다.
경향신문은 “언론재단은 2020~2022년에는 한국 부분을 별도 번역했고, 언론사별 신뢰도도 공개했다”며 “2019년과 그 이전의 번역 보고서에서는 모든 국가의 언론사별 신뢰도를 옮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허위·조작뉴스의 문제점과 한국 언론 비판점을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원문 보고서보다 내용은 상세했고 분량은 길었다”고 전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연구원 간 논의 과정 중 ‘한국 보고서에 한국 페이지가 별도로 들어가 있는 게 이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신뢰도 순위가 자사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니, 번역 시 순위 활용을 유의해 달라’는 의견을 냈고, 내부에서 신뢰도 부분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언론재단은 지난 5월 가짜뉴스 피해 신고·상담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두고 언론재단 노동조합은 운영 예산과 기초적인 사업계획안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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