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KBS이사 추천에 "방통위, 낙하산 사장 위해 어떤 노력도 불사"
KBS본부 "5.18 가짜뉴스 생산 일조" "폐기처분된 인물 재활용" 민주당 "공영방송까지 이념전쟁의 도구로 삼을 생각인가"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보궐이사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추천하자 KBS 구성원들이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낙하산 사장 선임을 위해서는 어떤 논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제 공영방송까지 이념전쟁의 도구로 삼을 생각이냐”며 방통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11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김종민 전 KBS 이사 후임자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추천했다. 이동욱 보궐이사 임명에 따라 KBS 이사회는 여·야 6대5 구도로 재편되며 오는 13일 개최될 회의에서 여권 추천 이사들의 박민 사장 임명 제청이 가능해진다. 최재훈 후보의 사퇴로 박민 후보가 단독 KBS 사장 후보자가 됐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020년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에 의해 KBS 보궐이사로 추천됐다. 그러나 당시 방통위원 5인 중 4인이 '이 전 기자가 KBS 이사 역할을 맡으면 대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이 전 기자는 5.18 폄훼·막말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1996년 월간조선 4월호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광주사태와 관련해서는 거의 모든 오보가 피해자 중심으로 쏠려 있다"며 "피해자 편을 들면 정의롭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은 결과”라고 주장해 유가족들이 공개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또 그는 2013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갑제 현대사 강좌’에서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으로 이것이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이라고 발언했다. 이 전 기자는 “좌파에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자금을 대서라도 젊은 우파를 양성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이미 부적격 검증을 받아 폐기처분된 인물까지 되살려내 재활용하려는 것인가”라며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기준에 맞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답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가짜뉴스가 무엇인지 정의도 못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고 언론들을 겁박하는 이동관 방통위가 이념 전쟁에 몰두하며 편파의 중심에 서있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가짜뉴스 생산에 일조하고 있는 이동욱 씨를 공영방송의 이사로 선임한 것 자체가 그야말로 블랙 코미디”라며 “이번 이사 추천으로 이동관 방통위가 말하는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것이 그저 친윤 뉴스를 만들기 위한 구호에 불과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번 이동욱 씨 이사 추천은 결국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낙하산 사장 선임을 위해서는 어떤 논란도 불사하겠다는 방통위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공영방송의 독립과 공공성 회복을 기원하는 모든 시민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우파의 전사를 자처하며 공영방송을 이념 전쟁의 장으로 만드려는 부적격 이사 추천을 당장 철회하라. 그 전에 이동욱 씨는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런 중요한 자리에 이미 비뚤어진 극우 역사관으로 국민으로부터 낙제점을 받은 인사를 공영방송의 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게 만드는 것으로 부족해, 극우 세력의 첨병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면 정말 저열하다”며 “독립영웅 지우기로 역사를 전복하려는 것도 모자라 이제 공영방송까지 이념전쟁의 도구로 삼을 생각인가. 윤석열 정권이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이동욱 전 기자의 KBS이사 추천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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