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의 '일본 NHK 국제방송처럼' 몰라보는 기재부?
방통위 KBS 대외방송 118억 원 예산 편성 전액 삭감 ‘미흡 평가' 아리랑국제방송·국악방송 예산 반영 박완주 "방송장악 길들이기 의도 없다면 예산 복원해야"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내년도 KBS 대외방송 예산이 전액 삭감돼 공영방송 길들이기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삭감 주체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기획재정부로 확인됐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후보지명 일성으로 "대한민국에도 영국 BBC 같은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공영방송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방통위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총 24개 사업에서 356억 6400만 원이 삭감됐다. 이 중 EBS 방송인프라개선, 아리랑국제방송지원 등 직접 지원하는 6개 사업에서 평균 34% 감액됐으며 특히 KBS 대외방송 사업 2건에 배정된 12억 4100만 원 전액이 정부 안에 미반영됐다.
박완주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는 KBS 대외방송 송출지원 사업 예산 57억 6600만 원, KBS 대외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 사업 예산 60억 3600만 원을 편성해 기재부에 제출했다. 기재부 차원에서 KBS 대외방송 예산 전액 삭감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재부의 이 같은 예산 삭감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재부는 국가재정법 제29조 1항에 따라 각 부처의 내년도 사업비를 편성할 때 ▲이월·불용 현황 및 사유 ▲집행실적을 고려해야 한다. 방통위는 2022년도 회계연도 결과보고서에서 방송인프라 지원 사업의 예산 이·전용 사례가 없으며 평균 집행률도 99.2%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KBS 대외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 사업은 집행률 117.6%를 기록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 방송의 공적 책임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완주 의원실은 재정사업 자유평가에서도 삭감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각 부처는 매년 해당 평가를 통해 자체적인 지출구조조정안을 작성하는데, KBS 대외방송 지원사업 2건은 평균 89.95점으로 ‘보통’ 등급을 받아 지출구조조정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박완주 의원은 “기재부가 ‘미흡’ 평가를 받아 예산 감액 대상이 된 아리랑국제방송지원 사업과 국악방송 지원은 각각 134억, 58억을 반영하고 되레 ‘보통’ 등급을 받은 KBS 대외방송 지원 사업은 전액 삭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KBS 예산 지원은 2005년 12월 국회 예결위에서 의결된 후 18년 동안 꾸준히 편성돼 온 공공분야 필수 예산"이라며 “특히 소관부처인 방통위가 해당 사업의 성과를 우수히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전례 없는 전액삭감을 단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방송법 제 54조, 제 61조는 KBS가 국가가 필요로하는 대외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을 실시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진정 방통위가 공영방송 길들이기 의도가 없다면, 당초 편성했던 118억 원 복원 노력을 통해 방송통신 이용자 주권 강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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