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음성파일' 뉴스타파 기자 "사건의 본질은 커피 아닌 봐주기 수사"
"박길배 검사가 수사 봐줬으면 문제 없나, 바로 위가 윤석열 부장검사" "돈거래는 생각도 못해, 알았다면 보도했겠나" "자고 일어나니 국가 반역세력됐다…보도가 반역이라면 계속 반역할 것"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만배 음성파일’을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가 “사건의 본질은 커피가 아닌 봐주기 수사”라며 “박길배라는 검사가 사건을 봐줬으면, 바로 위였던 당시 윤석열 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검찰과 언론들이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윤석열 커피’라는 키워드가 사실상 이 사건의 본질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지금도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 당시에 윤석열 주임검사가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 수사를 하면서 봐주기 수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여러 군데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기자는 “2011년에 처벌을 받지 않았었던 사람(조우형 씨)이 똑같은 혐의로 2015년에 수원지검에서 처벌을 받는 것, 그 당시에 윤석열 현 대통령께서 당시 이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것, 그리고 그 밑에 박모 검사라는 분이 있었던 것, 조우형이라는 사람이 두 번을 조사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사를 받지 않고 나온 것,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이 사건의 본질은 커피가 아닌 봐주기 수사가 이루어졌나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녹음본 원본에는 김만배 씨가 박모 검사가 봐줬다고 이야기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봐준 것처럼 편집됐다라는 문제제기가 있다’는 질문에 한 기자는 “검찰 프레임”이라며 “어제(7일) 오후 검찰의 중요한 티타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자리에서 차장 검사인가 하는 사람에 입에서 나온 얘기다. 그걸 기자들이 전파하고 있는데, 역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기자는 “본질을 좀 알았으면 좋겠는데 봐주기 수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기자는 “박길배라는 검사가 사건을 봐줬으면 문제가 없나”라며 “검사동일체라는 걸 감안하면 바로 위에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가 있다. 그럼 박길배가 봐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박길배가 커피를 타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여기에 대해서 먼저 검찰은 그리고 언론들은 답을 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기자는 “윤석열로 읽힌다고 하는데 한번 따져보면 기자들이 누구를 인터뷰를 하든 누구하고 대화를 하든 1시간 2시간씩 얘기한다”며 “그중 보도에 쓰는 것은 맥락과 발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편집해서 쓰는 것은 일상적이다. 편집했다는 부분도 김만배 씨는 ‘내가 왜 박영수를 조우형에게 소개시켜줬는지를 얘기하면서 거기에 윤석열이 있다’라는 걸 전제로 얘기해, 필요한 부분은 편집했지만 김만배 씨의 발언 취지를 훼손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을 전달받은 지 이틀 만에 보도했는데,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쳤나’라는 질문에 한 기자는 “대선(2022년 3월 9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3월 6일 밤에는 보도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받아야 보도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다. 박영수 변호사 측으로부터 답을 저희가 받았고 나머지 분들은 저희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는데, 박 변호사 측의 답변이 사실상 김만배 주장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해 편집회의를 거쳐 보도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6개월 전 녹음인데,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에게 왜 이제 갖고 왔는지 물었나’라는 질문에 한 기자는 “신 전 전문위원은 당시 ‘이 녹음은 사적 대화인데 기자 습관으로 녹음한 것이었는데, TV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동 문제에 대해 김만배에게 들었던 얘기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으니 실체가 덮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 전 전문위원이 검증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선거가 임박한 상태에서 녹음파일을 줬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안 해봤나’라는 질문에 “그런 소지가 없었다고 확신한다”며 “신 전 전문위원이 언론인으로서 삶을 모르지 않고, 하루이틀 같이 일해본 게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신 전 전문위원과 김만배 씨가 돈거래를 한 것은 사실인데 그러면 녹음파일 내용이 오염된 거 아닌가’라는 지적에 한 기자는 “작년 보도 당시 이런 문제는 전혀 예상도 못했다”며 “이 녹음파일이 만들어진 직후에 신학림 선배가 돈을 받았다고 하면 그게 아무리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하더라도 보도했겠나”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뉴스타파 보도를 두고 “사형에 처할 국가 반역죄”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한 기자는 “자고 일어나니 국가 반역세력이 됐다”며 “뉴스타파는 올해로 11년 된 매체고 그동안 비정파 비당파 그리고 탐사보도를 목표로 저희가 지금 달려왔다. 그동안 해왔었던 보도행위가 반역행위라면 그냥 앞으로도 계속 반역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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