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방문진 보궐이사 공통점은 '법카 유용'

강규형, KBS 이사 시절 327만원 유용·1381만원 사적사용 의심 김성근, MBC 인프라본부장 시절 부당 사용… 퇴직금서 변제

2023-08-28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EBS 보궐이사로 강규형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를,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로 김성근 전 MBC 인프라본부장을 임명했다. 두 인사 모두 KBS·MBC 법인카드를 유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방통위는 28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정미정 전 EBS 이사 후임에 강규형 교수를, 권태선 방문진 이사 후임에 김성근 전 본부장을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강규형 EBS 보궐이사(왼쪽), 김성근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를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MBC)

강규형 EBS 보궐이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장, 국가기록관리위원장에 취임했다. 강 이사는 박근혜 정부였던 2015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KBS 이사를 역임했다. 2017년 감사원은 강 이사가 업무추진비(법인카드) 327만 원을 유용했으며 1381만 원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업무추진비 유용이 적발된 이사들에게 '해임건의'  '이사연임 추진배제' 등의 인사 조치를 하라고 방통위에 통보했다. 이에 방통위는 강 이사 해임을 건의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해임을 재가했다. 

강 이사는 해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대법원은 강 이사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적 없다는 강 이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의 핵심 근거는 '공영방송 이사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업무추진비 일부 금액이 부당집행된 사실만으로 강 이사를 해임할 수 없다"며 "이사로서 적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기만료 전에 해임하는 것은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와 같이 직무수행에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감사원 감사, 국민권익위 조사, 방통위 검사·감독 등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공영방송 이사 해임 작업을 진행했다. 

김성근 방문진 보궐이사는 박근혜 정부 김장겸 MBC 사장 체제에서 인프라본부장을 지냈다. 28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김 이사는 인프라본부장 재임 시절 수천만 원의 법인카드 부당 사용이 드러났다. 김 이사는 법인카드 부당 사용을 인정하고 퇴직금에서 부정사용액을 변제했다. 김 이사는 미디어오늘에 MBC의 무리한 감사를 주장하면서도 "퇴직금에서 처리한 것은 위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김성근 인프라본부장 등 MBC 임원들이 고용노동부·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업무용 스마트폰을 분쇄했다고 밝혔다.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방통위 재적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임명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이상인 위원 2인이다. 5인 위원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재적위원 2인만으로 주요안건을 상정·의결한 전례는 없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국회가 추천한 최민희 방통위원 내정자의 임명을 보류하고, 김효재·김현 위원이 지난 23일 퇴임하면서 대통령 지명 몫 위원 2인만 남게 되는 상황이 초래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 등 7개 언론현업단체는 지난 3일 성명에서 "법조계에서는 정원이 5명인 방통위의 재적이 과반에 미달한 상태에서 의결이 이뤄질 경우, 합의제 기구의 설립취지에 반하는 반민주적 성격이 분명해 무효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방통위 회의운영에 관한 규칙' 제4조는 '위원회의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칙 제3조에 따르면 방통위 회의소집은 2인 이상의 방통위원 요구가 있거나 방통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가능하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제가 위원장으로 취임해 개최하는 제6기 방통위 첫 공식회의다. 비록 완전체로 출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동안 미뤄왔던 여러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며 "방통위가 조속히 정상화되어 완전체로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길 바란다. 부디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 이상인 위원은 "전문성과 경륜을 두루 갖춘 신임 위원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방통위 소관 국정과제를 적극 추진해주시고 방송통신미디어분야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희망한다. 저도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6기 방통위가 방송통신미디어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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