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우호 언론인에 VIP 격려 전화 요청
대상자 박보균 문체부 장관, 문화일보·서울신문 사장 등 요청의 변 "우파 목소리 충실히 대변" "좌파정권 잔재 청산 주력"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재직 시절 우호적인 언론인에 대해 ‘대통령 전화 격려’를 요청하는 문건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문건에 당시 중앙일보 편집인이었던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과 문화일보·서울신문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6일 미디어스에 제공한 ‘대통령 서면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2009년 8월 24일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작성됐다. 보고자는 ‘이동관 대변인’이다. 보고 안건은 <VIP 전화 격려 대상 언론인 선정 보고>이며 대상은 이병규 문화일보 사장이다. VIP는 통상적으로 대통령을 지칭한다.
대변인실은 이병규 사장을 ‘VIP 전화 격려 대상 언론인’에 선정한 이유로 ▲보수·우파 목소리 충실히 대변 ▲VIP의 국정운영 및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지지’ 입장 견지 ▲VIP에 대해 우호적 스탠스, VIP 동정·시책에 대한 기사 부각 ▲기획기사 및 사설 보도 협조 요청에 적극적 호응 등을 들었다.
대변인실은 문화일보 기사 <용산 철거민들 “망루농성 사전 연습했다”>(2009년 1월 21일) <민노총 ‘성폭력 사건’ 피해 여성 “조직적 은폐 수사해야”>(2009년 2월 6일) <시국선언 공무원노조 “간부들 노조돈으로 산 아파트 살아”>(2009년 7월 21일) <靑 “北 사설조문단 방문” 선 긋기...‘南南 갈등’ 차단>(2009년 8월 21일) 등을 첨부하며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기획, 문화일보에 보도협조 요청해서 보도된 대표적 기사·사설 스크랩”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실의 요청에 따라 문화일보가 해당 기사들을 작성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대변인실은 2009년 8월 17일 ‘VIP 전화 격려 대상 언론인’에 박보균 문체부 장관(당시 중앙일보 편집인)을 선정했다. 대변인실은 박 장관에 대해 “편집국장 시절,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었으나 대기자를 거치며 VIP의 국정운영에 동조·지지로 성향 변화”했다고 평가하며 “중앙일보의 균형잡힌 보도 논조를 이끌고 있는 박 편집인(박보균 장관)은 특히 중앙선데이 ‘세상탐사’ 칼럼을 통해 VIP 국정운영과 정부 정책에 대해 지지와 고언을 해왔다”고 선정사유를 밝혔다.
대변인실은 당시 박보균 편집인이 중앙선데이에 게재한 칼럼 <이승만과 김구를 화해시켜라>(2009년 8월 16일) <MB의 한반도 책략>(2009년 8월 2일) <좌파로 말하고 우파로 생활하기>(2009년 7월 19일) <MB의 치국 상상력>(2009년 7월 2일)을 덧붙였다.
또 대변인실은 중앙일보 경영진이 베를리너판 정착과 종편 진출을 리드할 인물로 박보균 대기자를 편집으로 승진시켰다며 "박보균 편집인은 취임 이후 방송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천명"했다고 적었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은 종편 출범을 위한 미디어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날치기 통과'시켰다. 중앙일보의 종편 진출 의지를 격려하기 위해 박보균 편집인에게 대통령 전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해당 문건과 관련해 박 장관 측은 MBC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대변인실은 2009년 7월 17일과 8월 13일 ‘VIP 전화 격려 대상 언론인’으로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 배인준 동아일보 논설주간을 꼽았다. 대변인실은 이동화 사장에 대해 “사장취임 이후 정부투자 매체로서의 정체성 확립 및 지면 건전화를 위한 노고를 치하, 지속적인 노력을 독려할 필요”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실은 이동화 사장이 “10년간 경영·편집 전반에 뿌리내린 구 좌파정권의 잔재 청산에 주력”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전 사장 측근 및 문제인사를 비 편집부서로 발령, 현업에서 배제”했다고 썼다.
또 대변인실은 이 사장이 “좌파세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논조시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비판적 논객 배제 ▲정부정책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우호적 논조 증가 등을 부연했다.
대변인실은 배인준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황호택 논설실장과 함께 동아일보의 논조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라며 “<배인준 칼럼>이라는 기명칼럼 및 사설을 통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VIP의 국정운영, 정부 정책에 조언과 고언”했다고 평가했다.
대변인실은 배 논설주간의 긍정적 칼럼과 사설로 <남북문제에도 중도가 있나>(2009년 9월 13일) <‘중도강화’와 ‘親서민’에도 공짜는 없다>(2009년 7월 30일) <의회민주주의 짓밟은 언론노조의 국회 난입>(2009년 7월 24일) <미디어산업, 장벽을 허물고 미래로 도약한다>(7월 23일) 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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