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 "방통위, 방송장악에 혈안"

9일 방통위, 공영방송 보궐이사 임명 논의 예정 MBC본부 "전례도 없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어"

2023-08-08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MBC 구성원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임명 강행에 대해 “방송장악에 혈안이 된 폭거”라고 규탄했다.

방통위는 9일 전체회의에서 KBS 보궐이사 추천,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을 비공개로 논의할 예정이다. 야당 추천 방통위원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와 관련해 공모, 심사를 진행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실지 검사·감독에 나섰다. 김성환 방통위 지상파정책과장(오른쪽)과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이 방문진 앞에서 대치 중이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최근 방문진 임정환 이사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고 방통위가 이를 수리했다. 임 이사의 사퇴로 방문진 여야 구도는 2대 6이 됐다. 보궐이사 임명으로 방문진 여야 구도는 다시 3대 6이 된다. 그러나 방통위가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8일 성명을 내어 “방문진 이사는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을 실현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따라서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는 물론 방송 전문성과 방송독립 의지 등이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본부는 “하지만 임정환 이사가 사퇴하고 불과 이틀 만에 보궐이사를 임명한다는 것은 공모도 심사도 거치지 않고, 방송 장악을 위해 이미 정권 차원에서 낙점한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이 같은 임명 절차는 전례도 없었고,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며 “오로지 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본부는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방통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23일 전에, 온갖 무리수를 둬서라도 공영방송 이사진 구조를 바꾸겠다는 음모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고, 절차와 전례를 무시한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을 중단하고, 적합한 인사를 공모해 선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방송 장악이란 목적을 위해 부적격 인사 임명을 강행한다면, 거센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방통위는 권태선 이사장 핵심 해임사유로 ‘감사원 감사방해’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가 감사원 감사가 종료되기도 전에 권태선 이사장의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해임에 착수한 것이다. 방통위가 통지서를 보낸 시점에 권태선 이사장은 감사원 소환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는 종료되지 않았다.

권태선 이사장은 이날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방통위가)감사방해를 주장하는 것은 방문진 이사 교체하고, 나아가 MBC 경영진 교체해서 결국은 MBC를 정권의 뜻에 맞는 조직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그런 의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와 방통위 검사·감독 결과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가 감사원 출석한 상태에서 제가 없는 방문진에 해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무엇이 그렇게 급한가"라며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자유와 법치는 그들 마음대로 법을 위반할 자유를 뜻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