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김종민 이사는 당장 사퇴가 정답이다"

수신료 분리징수에 "그냥 방송사 없어지는 것" 막말

2023-06-20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여권 성향 KBS 이사가 정부가 추진 중인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그냥 방송사 하나 없어지는 것”이라고 발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KBS 구성원들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어떻게 도움 줄지 고민하지 말고 당장 이사회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14일 KBS 이사회가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권 성향 김종민 이사는 “(이사회나 경영진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 한국방송공사가 반드시 우리나라에 있어야 하나, KBS는 절대로 없어질 수 없다는 그런 식의 안일한 전제가 잘못됐다고 본다”며 “KBS가 문 닫는다고 지금 우리 국민의 알 권리가 제약되나, 보도의 자유가 침해되나, 그냥 방송사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 KBS 사옥(사진=KBS)

김 이사는 “표현이 과격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논의 자리에서 인식이 너무 안일하기 때문이다. 큰 틀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 정부가 추진한다고 하면 그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5일 성명을 내어 “정말 두 귀를 의심하는 소식”이라며 “KBS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자가 어떻게 KBS 이사를 맡고 있나, 정권이 한다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사람은 언론사, 공영방송 이사의 자격이 없다. 당장 KBS 이사회를 떠나라”라고 규탄했다.

KBS본부는 “KBS를 그저 다른 방송사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종민 이사는 공영방송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 한다”며 “미디어 환경 변화를 탓하려면 KBS가 공영방송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이사가, 다른 방송사와 도매금으로 묶어 없어져도 상관없다고 말한 것은 KBS 이사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발언에 대해 KBS본부는 “공영방송을 독립을 지켜야 할 이사가 맞는지도 의심케 한다”며 “지금 ‘재원을 압박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많은 언론보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가. 정권이 몰아붙이면 그저 숨죽이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이자 언론사인 KBS의 이사를 맡고 있단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KBS본부는 “이제 보니 현재 여당 추천을 받아 KBS 이사회에 입성한 김종민 이사는 공영방송 KBS를 파괴하고 정권에 헌납하려는 임무를 받고 왔나 보다. 어제(14일) 발언이 이사진 동반사퇴를 요구해 온 김종민 이사의 언행과 맞닿아 있는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김종민 이사는 다른 이사들의 진퇴를 논의할 자격조차 없다”며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지금 당장 사퇴가 정답이다. 더 이상 이사회에 남아 어떻게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도움을 줄지 고민하지 말고 당장 이사회를 떠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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