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 내정자 결국 사퇴
주주총회 나흘 앞두고… KT 초유의 CEO 공백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여권 공세·검찰 수사 통했나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경림 KT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사퇴했다.
KT는 27일 "윤 후보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윤 내정자 사퇴 소식을 알렸다. 지난 23일 한겨레는 윤 내정자가 KT 이사들에게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며 사의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KT 이사회는 조만간 윤 내정자 사퇴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윤 내정자 사퇴로 KT는 초유의 CEO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구현모 현 KT 대표 임기는 오는 31일 종료된다. KT는 지난해 12월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해왔다.
윤 내정자는 지난 7일 차기 KT 대표 최종후보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KT 대표 선출 과정을 '이권 카르텔'로 규정했다. 검찰은 구 대표와 윤 내정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대차가 지난 2021년 구 대표 형의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현대차 부사장으로 있던 윤 내정자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문제제기로 구 대표 연임이 무위로 돌아가고 공개모집 절차가 시작됐다. 재공모에 여권·보수진영 인사들이 대거 지원했지만 KT 이사회는 이들을 모두 낙마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그들만의 리그"라며 KT를 비난했다.
윤 내정자 사퇴와 관련해 KT새노조는 'KT 이권 카르텔 들어낸 자리에 정권의 낙하산 앉히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 성명을 발표하고 "분명한 것은 KT이사회가 CEO 견제라는 측면에서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정치권 낙하산이 와야 할 이유는 전혀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KT새노조는 "우리는 이번 주총에서 KT이사회에 경영공백 사태의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앞으로 정치권의 낙하산을 차단하기 위한 주주들의 총의를 모아 이사회로 하여금 낙하산을 저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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