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 사의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경림 KT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자가 사의를 표했다고 한겨레가 23일 [단독]보도했다. 대표이사 선임안이 상정된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KT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은 윤 후보 선임에 반대 기류를 나타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가 22일 KT 이사들과의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고 토로하며 사의를 밝혔다. KT 이사들은 '지금 물러나면 회사 꼴이 뭐가 되느냐'며 윤 후보를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KT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사들이 다각도로 윤 후보를 설득 중이다. 윤 후보가 계속 사의를 고수하면 이사회가 곧 회의를 열어 윤 후보 뜻을 안건으로 올려 공식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아직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KT 대표이사 선출 과정을 '이권 카르텔'로 규정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공세는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연금의 문제제기로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임이 무위로 돌아가고 공개모집 절차가 시작됐다. 재공모에 여권·보수진영 인사들이 대거 지원했지만 KT 이사회는 이들을 모두 낙마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그들만의 리그"라며 KT를 비난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윤 후보에 대해 부정적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윤 후보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소액주주들이 500만주 결집운동을 펼쳤다. 

KT새노조는 23일 성명을 내어 KT 이사회 책임을 물었다. 흠결 있는 내부 인사로 대표이사 선출을 고집하면서 낙하산 논란만 가중되는 형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KT새노조는 "지금껏 KT가 이권카르텔화되는 것에도, 낙하산 천국이 되는 것에도 반대해 온 우리는 이 대혼란을 초래한 이사회에 대해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또한 이권카르텔화 의혹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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