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KT 민영화 20년, 하루아침에 관치시대로 회귀"

KT 차기 대표, 구현모 연임 포기 후 윤진식 유력설 "윤석열 정권 '올드보이 낙하산' 중단하라"

2023-02-24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이 KT '낙하산 인사' 논란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에 인사 개입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고, 윤석열 대선 캠프·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KT 새 대표로 유력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상황이다. 

조 의원은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다. KT 민영화 20년은 하루아침에 관치시대로 회귀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KT 대표 인사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KT 사장 선임 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여당 국회의원은 연일 KT 사장 선임을 문제 삼았고, 정부는 국민연금을 앞세워 연임 포기를 종용했다"며 "경찰, 검찰, 공정위 같은 사정기관까지 나서 구현모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구현모 대표가 사퇴한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장·차관을 지냈거나 국회의원을 역임한 하나 같이 올드보이"라며 "미래를 향하는 대표 ICT·통신 시업에 올드보이 낙하산은 난센스다. 이미 주식시장부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KT를 비롯한 민영화 기업, 민간 기업의 인사 문제 개입을 그만두길 바란다"며 "눈앞의 자리를 탐하는 사이에 시장의 신뢰는 무너지고 애꿏은 회사만 망가진다"고 했다. 

구현모 대표는 23일 KT 이사회에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 결정을 받아들여 차기 대표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구현모 대표를 제외한 33명의 사내외 후보군은 오는 28일 8명 안팎으로 압축될 예정이다.

24일 서울신문은 기사 <[단독]KT 새 대표 윤진식 유력>에서 "지난해 말 연임 도전을 시사한 뒤 여권의 전방위 압박을 이기지 못한 구현모 KT 대표가 돌연 차기 다표 후보에서 사퇴했다"며 "차기 대표 지원자 중엔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정책실장, 18대 국회 한나라당 의원, 19대 국회 새누리당 의원 등을 지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선 캠프 경제고문,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특별고문으로 활동했다.

33명의 후보군 중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정·관계 출신 후보들이다.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은 KT 임원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다. 김성태 자문위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IT특보, ICT코리아 추진본부장 등을 맡았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으로 활동했다. 박종진 IHQ 부회장은 MBN 기자 출신으로 국민의힘 전신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등에 입당하며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낙마했다. 

KT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당초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 최종후보 구현모 대표를 확정했다가 이를 백지화하고 후보자 공개모집에 나섰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현모 대표의 '셀프 연임'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지난달 6일 KT의 대표 선정 과정을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했으며, 지난달 30일 세미나를 열고 KT 등 소유분산기업의 경영진 연임 절차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 정부가 소유분산기업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동아일보는 24일 "업계에서는 연임을 시도했던 금융지주 수장들이 잇따라 교체된 데다 최근 검찰과 경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구현모 대표 재임 중 일어난 각종 의혹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 역시 구현모 대표의 고심을 깊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KT는 주식시장에서 전일보다 950원(3%) 내린 3만 750원에 거래됐다. 이날 KT 주식은 개장 직후 3만 600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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