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덕에 교통대란 피했다는데 "뉴스공장 방송"?
TBS, 조선일보 보도 소송 검토 "깊은 유감" 8~10일 결방·특보체제·긴급편성 내역 공개 "교통방송, 맑을 땐 필요없다 하고 비오면 제대로 하라니"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와 '친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중소벤처기업부 정책자문위원)이 TBS가 재난상황에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방송했다며 이강택 대표와 서울시 출연금을 문제삼았다.
조선일보와 장 이사장이 문제삼은 방송 날짜는 서울시 일일강수량이 7.6mm를 기록한 지난 10일이다. 조선일보와 장 이사장은 폭우가 그쳐도 교통이 혼잡하면 TBS는 특보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TBS는 이날 비가 그쳤지만 교통상황이 안 좋았던 만큼 '준 특보 체제'로 방송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뉴스공장 정규편성 시간을 줄이고 교통 관련 특보를 다수 편성해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TBS는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11일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을 역임한 장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럴 때 역할을 하라고 교통방송이 서울시민의 세금을 받으며 운영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나 TBS는 9일 하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결방했을 뿐, 출근길 혼잡이 가장 극심했던 10일에는 그 시간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장 이사장은 이강택 TBS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 "직무유기하지 말고 TBS의 방만한 대응에 조치를 내려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이 거론한 이들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고 있다.
12일 조선일보는 기사 <폭우로 교통대란 났는데… TBS는 ‘김어준 뉴스공장’ 방송>에서 "지난 8일 시작된 폭우로 수도권 교통이 사흘째 큰 혼잡을 빚은 가운데, 서울 지역 교통 정보 제공을 위해 설립된 TBS 교통방송이 교통 안내보다 시사 프로그램에 치중해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오전 TBS는 출근 시간대인 7~9시 ‘뉴스공장'을 방송했다"며 "TBS는 전날 9일에는 정규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재난 특집 방송을 내보냈으나, 하루 만에 정규 방송 체제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폭우 후유증으로 인한 교통 혼잡은 10일에도 극심했다"며 "운전자들 사이에선 '교통방송 라디오를 통해선 충분한 교통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일일이 검색을 해야 할 판'이라는 불만이 나왔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올해 TBS 출연금은 320억 원으로 TBS가 공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장 이사장 페이스북 비판글을 인용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TBS가 서울시내 교통 상황이 혼잡을 빚은 10일에는 재난 특보까지는 아니어도 교통정보 비중을 더 높였어야 했다"는 황근 선문대 교수 발언을 실었다.
이에 대해 TBS는 12일 입장자료를 내고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TBS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폭우 관련 특보 현황을 설명했다. TBS는 우선 10일자 '뉴스공장' 방송과 관련해 "폭우가 그친 기상 상황에 맞춰 정규 방송의 틀을 유지하되, 주요 포스트를 평소보다 많이 연결하고 프로그램 내에 별도의 상황실을 운영하는 긴급 편성 체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스공장'은 기상청,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포스트를 총 10회 전화 연결했으며 7시 50분부터는 정규편성 시간을 줄여 'TBS 긴급 호우 특보 상황실'을 별도 편성했다.
TBS는 "'뉴스공장' 2~3부 사이에 편성된 8시 'TBS 아침종합뉴스'에서도 서울 잠수교와 서울시 재난상황실에 나가있는 취재기자를 직접 연결해 현장상황을 전했다"며 "이처럼 10일 아침 '뉴스공장'의 정규 편성시간을 줄이며 준 교통특집방송을 진행했음에도 조선일보는 황근 교수의 말을 팩트 확인 없이 인용해 마치 TBS가 교통방송 비중을 늘리지 않은 것처럼 왜곡보도했다"고 지적했다.
TBS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악의적인 기사를 쓴 조선일보 등 보도에 깊은 유감을 전하며 해당 기사의 수정을 요구한다"며 "또한 해당 기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TBS는 8일 밤 9시부터 9일 낮 12시까지 '뉴스공장'을 포함해 총 8개의 기존 프로그램을 결방시키고 호우특보를 진행했으며 이후에는 기존 프로그램 안에서 교통·기상정보를 평소보다 자주 연결하는 긴급편성으로 운영했다. 결방 프로그램은 ▲밤 9시 '이가희의 러브레터' ▲밤 10시 '9595쇼 다시 듣기' ▲밤 12시 '지금 우리는 한밤을 달리고' ▲새벽 2시 'TBS MUSIC ONLY ▲아침 5시 '라디오를 켜라 정연주입니다' ▲아침 7시 '뉴스공장' ▲아침 9시 '경제발전소 박연미입니다' ▲오전 10시 '라쿠카라차 김기욱·김혜지입니다 등이다.
TBS는 또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와 재난방송을 비교했을 때 조선일보의 '공격'이 과도하다고 했다. KBS는 8~10일 동안 정규방송 틀을 유지하면서 TV 뉴스 수중계를 받거나 기상청, 교통정보센터를 자주 연결하는 방식으로 긴급편성 체제를 이어갔는데 이와 비교해 8~9일 특보체제, 10일 긴급편성 등을 실시한 TBS에 대해 사실과 다른 비판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교통방송 라디오를 통해선 충분한 교통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일일이 검색을 해야 할 판'이라는 불만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TBS는 서울시민들이 보내온 응원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TBS 라디오 아니고 네비가 알려주는 길이었으면 올림픽로 통제된 길에서 계속 갇혀 있었을 것', '내부간선 탈려고 줄 서 있다가 라디오 듣고 바로 빠졌다. 감사하다', '네비는 내비두고 TBS 채널고정' 등의 내용이다.
TBS는 정보센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도 교통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했다. TBS 정보센터는 트위터를 통해 8일 141건, 9일 60건, 10일 54건의 교통정보를 CCTV 사진과 함께 제공해 총 74만여명에게 관련 정보를 노출했다. TBS 정보센터가 제공하는 교통정보는 트위터와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하다.
TBS는 "이번 폭우로 발생한 인명 및 재산피해, 교통 대란은 기후 위기가 본격화된 현 시점에서 기상·교통 관련 정보의 제공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요소임을 일깨워주었다"면서 "서울·수도권 재난방송사 역할을 30년 넘게 수행해온 TBS에 필요한 건 기능 전환이나 예산지원 축소가 아닌 기상·교통 관련 정보의 고도화와 전문화를 위한 공적지원의 확대"라고 강조했다.
TBS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스에 "맑을 때는 교통방송 필요없다고 하고, 비 내리면 교통방송 제대로 하라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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