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판매하는 '기사형 광고' 가격은?

5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조선일보, 뉴스타파에 "걱정마라, 광고 느낌 안 난다"

2021-12-30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조선일보가 판매한 기사형 광고의 구체적인 가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기본 지면은 500만 원이고, 10단 전체의 가격은 2000만 원이다. 판매하는 섹션은 총 4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술적으로 조선일보는 하루에 약 1억 2천만원 가량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뉴스타파는 29일 <'기사형광고 맛집' 조선일보의 메뉴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25일 경남의 한 제조업 중소기업 사장은 조선일보 특집팀 A 차장으로부터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과 CEO를 심층 보도하는 기획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 특집을 통해 우수한 기업들의 성공 전략에 대한 생생한 정보 전달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해당 메일에는 ‘특집게재 비용 500만 원(VAT별도)’라는 문구와 '기사를 각종 홍보·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조선일보는 메일과 함께 ‘편집 견본’ 파일을 첨부했다. ‘편집 견본’ 파일에는 신문지면 견본이 첨부됐다.

조선일보가 기사 게재 비용 500만 원이라는 영업 메일을 보내면서 첨부한 견본. 색깔은 뉴스타파가 덧붙였다 (사진=뉴스타파)

이후 뉴스타파는 제보한 중소기업 대표의 허락을 구하고 비서실로 위장해 조선일보 특집팀에 연락했다. 조선일보 특집팀은 뉴스타파에 ‘지면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며 “500만 원은 노란 네모, 빨강 네모는 2000만 원, 파랑 네모는 1000만 원”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이 광고지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는 지적에 특집팀은 “걱정마라, 광고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선일보가 판매를 시도한 섹션은 ‘비즈&씨이오'다. '비즈&씨이오'는 기업인을 소개하는 비정기 섹션으로 총 네 개의 지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섹션의 제목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Advertorial section’이라고 적혀 있다. advertorial은 기사형 광고라는 얘기다. 조선일보는 2021년 ‘비즈&씨이오’를 8번 발행했다.

뉴스타파는 “한 면에 3천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며 “4개 지면 모두 판매했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1억 2천만 원이다. 8번 발행했으니 조선일보는 '비즈&씨이오' 지면으로만 9억 6천만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비즈&씨이오’가 다가 아니라며, 조선일보는 경제지도 아니면서 유난히 기업을 소개하는 특집을 많이 발행한다. 특집 이름도 컴퍼니, 머니&트렌드, 바이오, 비즈&베터라이프, 미래를 향한 걸음 등 매우 다채롭다”고 꼬집었다. 뉴스타파는 “조선일보가 올해 1년 동안 낸 기업 소개 특집 섹션은 70회가 넘는다”며 “건설 업체를 홍보해주는 분양 리포트, 위클리부동산 같은 부동산 섹션과 그냥 광고지라고 할 수 있는 부띠끄 섹션 등은 숫자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조선일보는 공휴일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특집을 발행한다”며 “많을 때는 하루에 20면도 발행한다"고 말했다. 1년 신문 발행일은 주말을 제외하고 약 260일이다. 조선일보가 하루에 특집을 4면 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매출액은 312억 원이다. 뉴스타파는 “물론 조선일보가 얼마나 많은 기사를 팔았는지는 조선일보의 영업비밀이다. 300억 원이라는 매출은 실제보다 매우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조선일보가 생존을 위해 지면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2020년 언론사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TV조선과 조선일보가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했다”면서 “그런데 기사형 광고를 쓰다가 적발된 건수를 보면 조선일보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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